[사설]불법 시위 지켜만 본 경찰, 행동으로 공권력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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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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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판과 노숙으로 도심 한복판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극심한 교통 정체를 유발한 민노총 건설노조의 1박2일 불법 시위에 대해 윤희근 경찰청장이 18일 “신속하고 단호하게 수사하겠다”고 했지만, 믿을 국민은 거의 없다. 질서 유지를 위한 권한과 의무를 가진 경찰이 이런 불법 시위를 지켜만 본 게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 5년 동안 시위를 막아야 할 공권력이 무력화된 결과, 이젠 불법 집회·시위자들에게 ‘저 좀 살려주세요’라고 질서유지를 ‘애걸’하는 참담한 처지가 돼 버렸다.

지난 16∼17일 건설노조는 도심 일대에서 오후 5시까지만 허용된 시위를 밤늦도록 이어가 온종일 심각한 교통정체를 일으켰다. 심야에는 노상방뇨에 노숙까지 하면서 술판을 벌여 토사물과 쓰레기 100t 이상을 버리는 바람에 환경미화원들이 애를 먹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는 ‘주요 도로 집회·시위는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금지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과거 정부 때 주요 도로 집회·시위 400여 건을 금지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때 일어난 ‘농민 백남기 사망사건’ 당시에는 경찰에 책임을 묻지 않았지만, 문 정부가 들어서자 검찰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서울경찰청장과 현장 지휘자 등을 기소, 벌금형을 선고 받게 했다. 또 쌍용차 불법 점거, 제주 강정 마을 시위 등과 관련해 시위대는 사면하고 이를 막은 경찰만 징계와 처벌을 받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서에서 행패를 부려도 지켜만 봤다. 물대포 등 시위 진압 장비도 모두 폐기됐다.

경찰의 보신주의와 집회·시위에 대한 법원의 온정적 태도 등 어려움이 있지만 이젠 경찰이 법적 권한을 최대한 활용, 시민의 기본권을 지켜야 한다. 불법 시위 전력자에게 집회를 허가하지 말고, 허가된 시간이나 장소를 어길 경우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음주나 고성방가는 경범죄처벌법 위반으로 범칙금이라도 통고해야 한다. 더 이상 말로만 공권력 회복을 내세우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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