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은 주부·교사·학생이지만… “우린 대한민국 여자야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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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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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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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야구 여자대표팀의 양상문 감독이 22일 경기 안성시 중앙대 캠퍼스 야구장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 아시안컵 출전위해 20명 선발… 주말 훈련 ‘구슬땀’

처음 女선수 지도 양상문 감독
“목표는 본선 조별리그 통과
강팀 필리핀戰이 최대 고비”
선수들 “열정은 프로 못잖아”


안성=글·사진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

“그래, 그렇게 하는 거야. 아주 좋았어!”

22일 경기 안성시 중앙대 안성캠퍼스 야구장. 양상문 야구 여자대표팀 감독의 목소리가 야구장에 울려 퍼졌다. 선수들은 중앙대 소속 남자 선수가 던져주는 배팅볼로 슬래시(번트에서 타격으로 자세 전환)를 연습했고, 양 감독은 선수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격려했다. 양 감독은 “여자 선수들을 가르쳐 본 게 처음이다. 야구에 대한 열정으로 뭉친 선수들을 어떻게 야단칠 수가 있겠느냐”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여자대표팀은 홍콩에서 열리는 여자야구 아시안컵(BFA)에 출전한다. 본선 조별리그 B조에 속한 한국은 26일 일본전을 시작으로, 27일 예선 라운드(인도·말레이시아·태국) 통과 국가, 28일 필리핀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24일 출국을 앞두고 대표팀은 지난 3월부터 주말마다 경기 화성드림파크 등에 모여 1박 2일 일정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국 여자야구는 아직 실업팀이나 학교 야구팀이 없다. 이번 대표팀은 올해 2월 18∼19일, 25∼26일 두 차례 트라이아웃을 통해 20명을 선발했다. 구성원의 이력과 나이는 제각각이다. 전국 각지에서 사회인 야구를 하는 가정주부와 직장인, 교사, 자영업자, 대학생, 재일교포 고등학생 등 16∼36세의 여자들이 모였다. 대전에서 체육 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보미(34)는 “엘리트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우리 선수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프로 선수들 못지않다”고 말했다.

훈련은 매 주말 이틀만 진행되지만, 성과는 무척 좋다. 선수들의 의지가 강하고, 야구 ‘일타 강사’들이 지원하기 때문이다. 투수 출신인 양 감독은 롯데와 LG 감독 등을 거친 사령탑. 또 국가대표 2루수를 지낸 정근우가 타격·수비 코치, LG 출신 이동현과 KIA 정용운이 투수 코치, 롯데와 SSG에서 뛴 허일상이 배터리 코치를 맡았다.

대표팀의 세계랭킹은 10위. 이번 대회 목표는 조별리그 통과다. 이번 대회 본선 A조와 B조의 상위 2팀은 슈퍼라운드(30∼31일)에 진출하며, 오는 8월 열리는 세계야구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한다. 양 감독은 “야구 강국인 일본은 한 수 위다. 결국, 필리핀을 이기느냐 못 이기느냐가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번 대회에서 꼭 성적을 내서 ‘우리 여자 야구도 좀 하네’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다”고 밝혔다. 투타를 겸업해 ‘여자 오타니’로 불리는 박민성(20)은 “태극마크의 자부심을 갖고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힘을 보탤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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