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탈원전 직접 피해만 47兆, 책임 물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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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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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47조4000억 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발생하는 총비용이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2017∼2022년에 22조9000억 원의 탈원전 비용이 발생했으며, 2023∼2030년에는 24조5000억 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고스란히 국민 부담이다.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 여파는 집권 5년에만 그치지 않는다. 탈원전 정책은 전원 구성(에너지 믹스)을 고비용 구조로 바꾸고 원전산업 생태계를 망가뜨렸다.

고비용 전력산업 구조는 원전 이용을 줄이고 원전 설비를 제때 확충하지 않은 데 크게 기인한다. 문 정부는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원전 건설을 중단시키고 신규 원전 건설을 취소했다. 원전 이용을 줄이고 계속운전 신청을 늦췄으며,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했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탈원전 로드맵’에 따른 2030년 예상 원전 설비용량은 20.4GW로, 2015년 발표한 제7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의 원전 설비용량 38.3GW 대비 절반 수준”이라고 밝혔다.

원전의 빈자리는 주로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채웠다. 지난 6년(2017∼2022)간 평균 정산단가는, 원전 58.2원/kWh, LNG 발전 135.1원/kWh였다.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와 맞물려 고비용 구조의 폐해가 극명히 드러났다. 지난해 한전 영업손실은 32조6550억 원이었다. 원전은 부지 조성부터 운영까지 10여 년이 걸린다. 그래서 원전을 제때 이용하려면 미리 준비해야 한다. 이 고비용 전력산업 구조는 원전 설비용량이 제대로 갖춰지고, 전원 구성이 정상화될 때까지 유지될 수밖에 없다.

원전산업의 생태계도 크게 훼손됐다.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는 ‘국내 원전산업은 문 정부 5년간 매출 41.8%, 종사자 18.2%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6년 5조4000억 원이던 원전산업 매출이 2021년 3조2000억 원으로 줄었고, 같은 기간 종사자도 2만2000명에서 1만8000명으로 줄었다. 어떤 분야든 사람이 핵심이다. 그런 면에서 원전산업 종사자 수가 단기간에 4000여 명이나 줄어든 것은 원전산업에 치명적이다. 이들이 원전산업에 종사하며 갈고 닦은 기술과 경험이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 전문인력 공백은 신진 인력 유입만으로 메울 수 없다. 전문인력 공백은 결국 원전산업 경쟁력 하락을 초래해 국내 원전 가동 및 원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탈원전은 수치로 드러나지 않는 중대한 손해도 주었다. 정부 정책의 신뢰도 추락이 그것이다. 문 정부는 원전정책을 전광석화처럼 뒤집었다. 국내에서는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을 강행하면서, 해외에서는 K-원전의 우수성을 홍보하며 수출을 추진하는 이중 행태를 보였다. 이러한 일방적이고 이중적 행태는 국내 원전산업계가 정부를 전적으로 믿을 수 없게 했다. 현 정부가 탈원전 폐기를 선언했는데도, 원전산업계가 ‘나중에 또 바뀌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다. 따라서 원전산업의 완전한 복원을 위해서는 정부 정책의 신뢰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국민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고, 원전산업의 기반을 훼손했다. 사실상 모든 국민을 피해자로 만들었다. 과연 누구를 위한 탈원전이었나? 책임 규명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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