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호의 시론]‘인간의 기본’ 팽개치고 뭘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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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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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성추행 박원순’ 미화하는 다큐
피의자가 분신해 숨져도 ‘열사’
노상 방뇨 서슴지 않고 노숙 시위

국회 회의 중에도 몰래 코인 거래
“도덕성 내세울 필요 없다”고도
엄정 수사와 선거 통해 퇴출해야


인터넷에는 ‘세상에서 제일’을 수식어로 앞세운 ‘∼해서 이름난 사람’ 명단이 떠돈다. 보수 성향의 누군가가 만든 풍자로 보이는 명단으로, 대다수가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이거나 친야(親野) 인사다. ‘문제가 많아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다. ‘죄명이 많아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거짓말을 잘해서’는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다. ‘치사해서’도 어느 민주당 의원이다. ‘싸가지가 없어서’ ‘간사해서’ ‘추잡해서’ 등은 각각 전 민주당 의원이다. ‘뻔뻔해서’는 민주당 여성 의원이다가 현재 무소속이다. ‘혐오감을 줘서’는 노골적인 친민주당 방송인이다. 이를 그냥 지나치기가 어려운 것은 “먼저 인간이 되라”는 말이 최근에 새삼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배경과도 무관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그 말의 직접적 계기는 성추행이 드러나 극단적 선택을 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미화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오는 7월 개봉한다는 예고였다.

“먼저 인간이 되라”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추모도 좋고 예술도 좋은데 먼저 인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개탄한 뒤로, ‘인간의 기본’마저 내팽개친 행태를 지적하는 표현으로 부쩍 자주 사용된다. 박 전 시장 언행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직권 조사한 결론도, 법원 판단도 ‘성희롱’이었다. 그런데도 ‘박원순을 믿는 사람들’이 박 전 시장을 피해자로 둔갑시킨 영화를 만들어 상영하려고 하는 2차 가해 행태를 두고, 류 의원이 쏘아붙였다. 해괴한 조어 ‘피해 호소인’으로 2차 가해를 했으면서, 그 다큐에 침묵으로 동조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포함된다.

맹자는 ‘무수오지심(無羞惡之心) 비인야(非人也)’라고 했다.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다’는 뜻이다. 그런 비인간들이 떼를 지어 ‘윤석열 정부 퇴진’을 외치며 여기저기서 설치고 있다. 다른 동물과 구별되는 인간의 양심·염치·이성(理性) 등이 아예 없는 것으로도 의심된다. 건설 현장에서 금품을 갈취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피의자로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하며 분신해 숨진 노조 간부를 ‘열사(烈士)’라며, 건설 현장 폭력에 대한 수사 중단과 윤 정부 퇴진을 요구한 민노총의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는 술판까지 벌이는 1박 2일의 불법 노숙 시위로 이어졌다. 노상 방뇨도 서슴지 않았다. 지나친 소음으로 학교 수업이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어느 여고생은 “등굣길이 쓰레기와 토사물 범벅이었다. 지린내, 토 냄새, 쓰레기 냄새가 겹쳐서 고역이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을 우군(友軍)으로 삼는 민주당 주류의 ‘인간의 기본’ 상실 행태는 더 가관이다. 김남국 의원은 ‘검소한 삶의 전형’ 행세가 위선으로 드러났다. ‘60억 원 가상자산 코인 투자’ 의혹이 불거져도 밑도 끝도 없이 ‘한동훈 검찰의 보복’ 탓으로 둘러대다가 “잠시 탈당”을 했다. 핼러윈 참사를 다루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검은 넥타이를 매고 ‘근조(謹弔)’ 리본까지 단 채 “안전에 대한 국가의 책임과 국민의 피눈물에 공감하지 못하는 정권이면 패륜 정권”이라며 꾸짖던 그는 회의 시간에도 남몰래 코인 거래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선 ‘이모(李某)’를 황당하게도 ‘이모(姨母)’로 잘못 알고 호통치는 블랙 코미디까지 연출했던 그다. 그런데도 이재명계 의원들은 그를 감쌌다.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은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느냐. 우리 당은 너무 도덕주의가 강하다”고 했다. 이 대표의 대규모 배임·뇌물 혐의 기소, 송영길 전 대표 측의 전당대회를 앞둔 ‘돈 봉투 살포’ 등 잇단 조직적 부패 스캔들 모두 사실일지라도 문제 삼을 일은 아니라는 식이다. 그는 지난해 ‘이 대표 방탄용’ 비판 속의 민주당 당헌 제80조 개정 논란 때도 “우리가 성직자를 뽑는 게 아니지 않나. 너무 도덕주의 정치하지 말자”고 했다. 이런 유(類)가 적지 않다. 뭘 하겠는가. ‘비인간’이 판치는 정치는 ‘야만 정치’다. 민간에서도 비인간들이 이끄는 집단이 득세하는 사회는 무법천지의 난장판으로 몰락한다. 완전 붕괴 위험도 크다. 하지만 선출직은 ‘인간의 기본’조차 못 갖췄어도 불법 혐의에 대한 엄정 수사, 또는 선거만이 퇴출의 기회다. 그 전에도, 합리적 판단을 하는 국민 다수나마 비인간들의 실체부터 직시하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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