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안주하지 않는, 김우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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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5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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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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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안주하지 않는, 김우빈



"제가 할 수 있는 작품을 소개해드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배우 김우빈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를 내놓으며 한 말이다. 어찌 보면 평범하게 들리는 한 마디다. 하지만 그 행간에는 ‘안주하지 않겠다’는 소신이 읽힌다. 그는 여느 청춘 배우들이 선호하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배우로서 나이테를 하나 더 두를 수 있는 작품을 선호한다.

김우빈의 최근 필모그래피를 보면 그가 허투루 하는 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옴니버스 구성에 가까운 노희경 작가의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출연 분량을 떠나 그 이야기 안에서 하나의 캐릭터로서 적절히 기능했다.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았다.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배우는 기용조차 하지 않는 노 작가가 김우빈의 손을 잡은 이유다.

지난해에는 SF물인 최동훈 감독의 ‘외계인’으로 침체기에 빠진 충무로에 숨을 불어넣었고, 이제는 ‘택배기사’로 다시 대중 앞에 섰다. 그는 성적으로 증명했다. ‘택배기사’는 2주 연속 글로벌 비영어 TV부문 시청 시간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가 공식 집계한 15∼21일 시청 시간 순위에서 3511만 시간을 기록했다. 2위는 ‘뮤트’(3510만 시간), 3위는 ‘닥터 차정숙’(2313만 시간)이었다.

"(웃으며)기대를 많이 안 해야만 실망도 줄어들기 때문에 늘 (기대)안하려 노력해요. 그보다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분들께 새로운 작품을 소개해드리는 것이 목표예요."

김우빈은 ‘택배기사’에서 5-8역을 맡았다. 낮에는 산소와 생필품 등을 전달하는 택배기사로 일하지만, 밤에는 기본적인 삶조차 보장 받지 못하는 난민들을 돕는 블랙나이트다. 김우빈은 블랙나이트 수장으로서 특유의 카리스마와 더불어 고난도 액션 연기도 무리없이 소화했다.

"대본을 읽고,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음을 느꼈어요. 5-8이라는 인물이 궁금해졌죠. 체력적인 걱정이 있었지만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무리없이 촬영할 수 있었어요. 액션은 이를 받아주는 리액션이 중요한데 영화 ‘마스터’ 때 호흡을 맞췄던 팀이라 함께 잘 마무리할 수 있었죠."

평소에도 주변을 잘 챙기기로 유명한 김우빈은 얼마 전 자신의 SNS에 이 스태프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들의 이름을 하나 하나 열거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엔딩 크레디트를 통해 스치듯 존재감을 알리던 동료들이 김우빈을 통해 다시금 그 노고를 치하받는 기회였다.

"정말 고마운 분들이에요. 그래서 한번 더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함께 작품을 만드는 더 많은 분들을 알아봐주시는 이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이 분들과 함께 하는 ‘과정’이 행복했어요. 그 기억을 간직하는 동시에 감사드리고 싶었죠."

원래도 남다른 인성으로 유명한 김우빈. ‘택배기사’에 함께 출연한 배우와 스태프도 칭찬 일색이다. 큰 병마와 싸움 끝에 다시금 카메라 앞에 서게 된 그의 마음가짐이 반영된 결과다. 그는 "저는 세상에서 제가 제일 건강한 줄 알았어요"라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잃어보니 그제야 얼마나 소중한 지 알게됐죠. 그래서 평소에 더 주변에 감사하고 더 지키려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런 김우빈을 배려하기 위해 조의석 감독도 노력을 기울였다. 극 중 흡연 장면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처리했다. 해당 장면을 삭제하는 것도 검토했지만, 김우빈은 "작품 흐름 상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고, 조 감독은 모형 담배에 연기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이 장면을 완성했다. 이런 주변의 배려에 발맞춰 김우빈은 항상 자신을 돌보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지금은 제 삶이 더 중요해. 그래서 밤신(scene)은 컨디션을 조절하며 촬영하고 있어요. 제 몸의 루틴과 리듬을 깨지 않으려 하죠. 제 삶을 유지해야 배우 생활도 잘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택배기사’를 마친 김우빈은 또 다른 길을 찾고 있다. 굳이 남들이 갔던 안전한 길을 좇지 않는다. 배우로서 그가 보여줄 수 있는 신작로를 내려 항상 노력한다.

"(웃으며)싸움 못하는 역할은 어떨까요? 그런 기회를 쉽게 주지 않으시더군요. 악역도 좋아요. 언제든 준비가 돼 있어요."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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