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산림 강국 위해 林道 확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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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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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현 산림청장

영화 ‘온리 더 브레이브’에는 2013년 발생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 현장에 뛰어들어 산불을 막는 핫샷(hot shot) 팀의 실화가 담겨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핫샷 팀이 있다. 바로 104명의 공중진화대원이다. 이들은 산불이 발생한 현장 한가운데로 들어가 온몸으로 산불이 번지는 것을 막는 영웅들이다. 이들은 일상화·대형화·도시화하고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봄을 지냈다. 앞으로 더 바빠질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기후변화로 인해 산불의 위협이 커지고 있으며, 2050년까지 산불이 30%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산불진화대원이 산불을 잘 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우선돼야 할 것은 산불 피해를 줄이는 과학적 산림 관리다. 지난 50여 년간의 노력으로 우리나라 산림이 평균적으로 가진 나무의 양은 165㎥/㏊로 OECD 평균을 앞섰다. 이를 달리 말하면 산불로 인해 탈 수 있는 연료의 양이 그만큼 증가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제는 숲도 ‘양’이 아닌 ‘질’을 따질 때가 됐다.

관리가 안 돼 빽빽하고 죽은 가지가 달린 숲에서 산불이 났을 때 초속 5m의 바람이 불면 낙엽층에서부터 죽은 가지를 타고 나무 상층부까지 번지는 데 불과 16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숲가꾸기를 통해 죽은 가지를 잘라내고 산림 내 연료 물질을 제거하면 평균적으로 산불 확산 속도를 41% 늦출 수 있다. 또한, 숲가꾸기는 숲 바닥에 풀과 작은 나무가 자랄 수 있게 만들어 토양의 수분 함량을 약 79% 올려 산불 발생을 늦추는 효과도 있다. 숲가꾸기는 산불 방지 뿐 아니라 다양한 효과가 있다. 숲가꾸기를 하면 목재생산량의 42%가 증가하며, 마찬가지로 탄소저장량도 42% 증가한다. 그리고 녹색댐 기능이 강화돼 물 공급량이 약 44% 늘어난다.

산불 피해지 복원은 과학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진한다. 산림 소유자, 지역 주민, 학계, 환경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산불피해복원추진협의회’를 통해 어떤 나무를 어떻게 심을지 합리적인 복원 방향을 마련한다. 나무는 생물이어서 저마다 자랄 수 있는 환경이 다르다. 소나무는 다른 나무가 쉽게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척박한 땅에 활엽수를 심더라도 소나무의 생존력을 이길 수 없어 결국 소나무숲으로 돌아가게 된다.

또, 송이(松耳)는 살아 있는 소나무의 뿌리에서만 자랄 수 있는 활물기생 버섯으로, 산촌 주민들의 주요 소득원이기도 하다. 그래서 지역사회에서는 소나무 숲에 산불이 나면 다시 소나무 숲으로 복원하길 바라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과학적 산림 관리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 바로 산불 진화, 나무 심기, 숲 가꾸기를 위한 필수 시설인 임도(林道)다. 임도는 건강한 숲에 피를 돌게 하는 실핏줄 같은 존재로, 과학적 산림 관리의 시작은 임도에서 출발한다. 특히, 산불이 발생했을 때 지상 진화 자원이 주·야간 신속하게 투입돼야만 효과적인 산불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욱더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산불 예방·진화를 위한 산림 관리 예산을 대폭 증액했다고 한다. 지난 50년간의 녹화를 바탕으로 글로벌 산림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시작은 바로 과학적 산림 관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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