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번엔 성추행 탈당, 민주당 꼼수로 굳어진 꼬리 자르기

기사 정보
문화일보
입력 2023-05-24 11:43
업데이트 2023-05-24 11:53
기자 정보
기사 도구
프린트
댓글 1
폰트
공유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의 성(性) 비위가 끊이지 않는 것도 심각한 문제지만, 어물어물 넘기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다. 박원순·안희정·오거돈 사태만 기억해도 초강경 대응했어야 할 일인데, 탈당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넘어가다 보니 경각심은 물론 아예 성 모럴이 무너진 건 아닌지 의심될 정도다. 경기 부천시의 민주당 시의원이 지난 10일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을 만찬 자리에서 성추행하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은 충격적이다. 뒤에서 끌어안거나 어깨를 손으로 만지는 모습이 담겼다. 전날엔 여성 의원 가슴 쪽에 부침개를 던지고 “내가 떼어 줘?”라고까지 했다고 한다. 시의회 여직원을 성추행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이런데도 민주당 내 여성 의원들은 아무 반응이 없고, ‘박원순 다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소속 상병헌 세종시의회 의장은 동성 동료 시의원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됐는데, 세종시의회는 22일 시의회 의장 불신임안을 가결했다. 물론 민주당 중앙당이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부천시의회 사건과 관련된 CCTV가 공개되자 이재명 대표는 23일 윤리 감찰을 지시했고,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에 대한 상시 감찰에도 나서기로 했다. 그러나 해당 시의원이 같은 날 탈당해버려 감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민주당은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과 관련, 송영길 전 대표와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하자 징계는 물론 진상조사도 흐지부지하고 말았다. 또, 100억 원대 가상화폐 투자로 물의를 빚은 김남국 의원도 당 진상조사에 비협조적이다가 이 대표 지시로 윤리 감찰이 시작되자마자 탈당해 버렸다. 민주당은 무소속인 김 의원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진상조사도 중단했다. 문제가 생기면 당사자는 탈당하고 당은 책임을 다했다는 식의 ‘꼬리 자르기’ 방식으로 넘어가는 것이 민주당의 해법처럼 돼 버렸다.

그러나 그런 꼼수 대응으론 제2, 제3의 유사 행태를 막을 수 없다. ‘더불어추행당’ 비아냥도 자초한다. 당은 근원적으로 공천 책임이 있다. 탈당 여부와 상관없이 무한책임을 지고 사죄하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다.
주요뉴스
기사 댓글

AD
AD
count
AD
AD

ADVERTISEMENT

서비스 준비중 입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