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집회 제한 구체화한 집시법은 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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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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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가 24일 불법 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와 출퇴근 시간대 주요 도심 도로상에서 벌이는 집회·시위를 제한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추가로 국민의힘은 집회 때 소음규제 기준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집회의 자유를 박탈하려는 위헌적 발상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나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과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모든 국민은 집회의 자유를 가지지만 질서유지나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과도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정부도 이를 인식, 2009년과 2014년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참조해 헌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집시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만, 위헌의 소지는 최소화하면서 질서를 유지하고 공공복리도 보장하는 고도화한 입법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헌재의 2009·2014년 결정을 면밀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2009년 헌재 2008헌가25 사건에서는 집시법 제10조가 야간 옥외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필요한 경우 관할 경찰서장이 허용 여부를 사전에 심사해서 결정하도록 한 것이 위헌이라고 봤다. 그러나 2014년 2011헌가29 사건에서는 새벽 시간대의 시위를 금지한 것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즉, 야간 옥외집회를 경찰서장의 판단에 따라 허용토록 한 것은 위헌이지만, ‘새벽 시간대’라고 제한 범위를 특정하면 합헌이라는 것이다. 이는 집회·시위를 포괄적으로 제한하지 않고 구체화해서 개별적으로 제한한다면 합헌임을 의미한다.

결국, 국민의힘과 정부는 집시법 제5조와 제12조를 근거로 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제5조에서는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損壞),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리고 제12조에서는 ‘주요 도시의 주요 도로에서의 집회 또는 시위에 대하여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금지하거나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법에 금지되는 집회·시위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열거하면 위헌 여지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즉, ‘불법 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집회’ ‘출퇴근 시간대 도심 도로에서 집회·시위’ ‘○○데시벨 이상의 고음 집회·시위’를 열거해 법에 제한하는 규정을 명시하면 위헌적 여지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번에 집시법 개정 논의가 시작된 배경에는, 지난 16일부터 이틀간 서울 도심 거리에서 노숙하며 술판을 벌이고 심지어는 노상 방뇨까지 한 민주노총 집회가 있었다. 당시 출근길 시민들이 무질서하고 시민들에 큰 불편을 주는 집회에 항의했지만, 경찰은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차제에, 다수 시민의 일상을 크게 방해하고 부당하게 불편함을 주는 집회와 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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