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핵무기, 벨라루스 배치 작업 개시...나토 경계 인근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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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6 07:14
업데이트 2023-05-2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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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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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오른쪽)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지난 4월 5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악수하고 있다. 앞서 지난 3월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한 푸틴 대통령은 당시 정상회담 때도 전술핵 배치에 관해 논의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TASS 연합뉴스



벨라루스 대통령 “핵무기 이전 시작”
러시아, 약 30년만에 외국 ‘핵 배치’
우크라 지원하는 서방에 경고메시지





‘혈맹’ 국가인 벨라루스에 전술핵을 배치하기로 한 러시아가 실제 배치작업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번에 공식 합의 문서를 체결했으며 러시아는 약 30년 만에 외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이다.

26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경제 포럼 참석을 위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양국 합의에 따른 전술 핵무기의 벨라루스 영토 배치 작업이 이미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벨라루스에 이미 핵무기가 들어가 있다는 말이냐’고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의 질문에 “가능하다(보여줄 수 있다)”며 “우선 내가 직접 가 볼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빅토르 크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회담을 하고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를 벨라루스 영토에 배치하는 합의문에 공식 서명하기도 했다. 루카셴코 대통령도 “우리의 행동에 관한 합의문에 서명했다고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가 오늘 나에게 알렸다”고 확인하면서 “핵무기 이전은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자국의 방송 인터뷰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오랫동안 전술 핵무기 배치를 러시아에 요청해왔다”며 “핵비확산 약속을 어기지 않으면서 (전술핵 배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루카셴코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의 전술핵 뿐 아니라, 향후 전략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러시아의 핵무기는 유럽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영역 동부 경계에 더 가깝게 이동하게 된다. 또 러시아는 약 30년 만에 외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며 전략적 활용도를 더욱 강화하게 된다. 옛 소련 시절 벨라루스에는 핵탄두가 탑재된 ICBM이 배치돼 있었지만, 독립 이후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를 통해 주권과 영토 보전을 약속받고 핵무기를 포기했다. 또 러시아는 1996년까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등 옛 소련 3개국에 배치됐던 핵무기를 철수한 뒤 자국 영토에만 핵무기를 배치해 왔다.

러시아가 이번에 벨라루스 핵무기 배치 카드를 꺼내든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F-16 전투기 지원까지 추진하는 등 러시아를 압박하는 분위기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최근 서방의 지원으로 우크라이나군 조종사들의 F-16 전투기 조종 훈련이 시작되는데 반발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전술핵을 실전에서 사용하지 않더라도, 배치 지점을 이같이 이동시키는 것만으로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에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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