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속노조 노숙집회 강제 해산… 법치 정상화 후퇴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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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23-05-26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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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25일 대법원 앞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해 강제 해산하고, 불응하는 일부 시위자를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한 것은 ‘법치 정상화’의 중요한 변곡점이다. 이런 원칙 대응이 계속될 수 있을지, 시위 세력에 밀려 흐지부지할지 아직은 예단하기 힘들다. 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가 이날 대법원 앞에서 벌이려던 ‘1박2일 노숙투쟁’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제 해산한 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문재인 정부 동안 민노총 무법천지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공권력의 법 집행은 시늉에 그쳤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대 노조를 비롯한 많은 단체의 서울 도심 차로 점거 시위가 일상화했고, 극심한 교통 정체와 소음공해로 시민 인내심도 임계점에 이르렀다. 시위가 사전에 허락받은 시간과 장소를 벗어나고, 허용 소음 기준을 넘기는 등 사실상 공권력을 조롱하는 행태도 심각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오후 2시30분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서초구 대법원 앞으로 이동, 오후 7시부터 ‘대법원 투쟁 문화제와 1박2일 노숙투쟁’을 열 예정이었다. 누가 봐도 시위이지 문화 행사로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대법원 동문 앞 차로를 점거, 무대 차량을 설치하고 구호를 제창해 이름만 문화제일 뿐 사실상 미신고 집회를 연 것으로 본 경찰의 판단은 타당했다.

경찰은 차로를 점거한 노조원들의 무대 차량을 견인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3명을 공무집행방해죄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대법원 앞은 집시법에서 규정한 집회 시위 금지 장소라며 3차례 해산 명령을 내린 후 노조원들을 한 명씩 붙잡아 인근 공터로 이동시켰다. 이제부터 경찰은 최일선 공권력으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제대로 증명해야 한다. 불법 행위엔 예외없는 엄정 대응으로 법치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경찰들에게 보낸 서한문에서 ‘집회·시위 현장에서의 적극적 법 집행으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면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는데,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불법 시위자 전원을 처벌하고, 정당한 법 집행 과정에서의 문제로 민·형사 소송을 당할 때 면책을 규정하는 장치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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