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전 한달만에 지뢰 터져 온몸에 중상, 살아난게 행운… 숨진동료들 진짜 영웅”

  • 문화일보
  • 입력 2023-07-04 11:44
프린트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호주 왕립연대 소속 참전 홀든
“한국이 어디 있었는지 몰라
나중에 지도 보고 알게 됐다”


“내가 아닌 그곳에서 숨진 내 동료들이 영웅입니다. 내가 구하려 했던 잭 애시 상병은 아직도 실종된 상태입니다.”

호주 왕립연대 제2대대 소속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어니스트 로버트 홀든(91·사진)은 실종된 동료를 찾으려다 터진 지뢰에 전신에 부상을 입고 평생 고생을 했지만 “운이 좋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홀든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무 살이던 1952년 현지 일간 ‘시드니 모닝 헤럴드’에 올라온 광고를 보고 한국전 참전을 결심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그전에는 군대에 갈 생각이 없었지만, 모병 광고를 보고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입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도 몰라서 나중에 지도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훈련을 마친 뒤 1953년 부산에 도착했다.

홀든은 “자연이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당시 부산에서 본 사람들은 너무나 가난했다”며 “골판지 상자로 집을 지었고 아이들은 군 트럭만 보면 몰려와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홀든은 도착과 함께 현재 경기 연천군 고왕산 자락 계곡 일대인 최전방 355고지에 배치됐다. 하지만 배치 한 달도 안 된 1953년 5월 28일 애시 상병이 실종되자 분대원들과 수색 작업에 나섰다가 지뢰가 터지면서 몸 수십 군데에 지뢰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입었다. 그는 “헬리콥터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모르핀이 몸에 퍼지는 상황에서 처음 헬기를 타보니 오히려 조금 신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부상으로 전신 148바늘을 꿰맸고 한동안 목발을 짚어야 했다. 그는 “정말 많이 아팠다”며 “피부가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홀든은 우리 정부의 참전 용사 행사보다 한국에서 숨진 전우들을 기리기 위해 개인적으로 한국을 더 많이 방문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김선영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