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1994년 9월 4일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역사 속의 This week]

  • 문화일보
  • 입력 2023-09-04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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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67㎏급 결승전에서 한국의 오혜리 선수가 프랑스의 하비 니아레를 상대로 발차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역사 속의 This week

2000년 호주 시드니 올림픽 경기장에 ‘차렷’ ‘경례’ 같은 우리말 구령이 울려 퍼졌다. 대한민국의 국기(國技) 태권도가 드디어 정식종목으로 올림픽 무대에서 첫선을 보이게 된 것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과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시범종목이었던 태권도는 1994년 9월 4일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그러나 그 과정은 참으로 쉽지 않았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은 한국에서 창설된 세계태권도연맹(WT) 중심의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반대했다. 태권도가 먼저 정식종목이 되면 자국의 가라테는 유사 종목으로 올림픽 입성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일본의 반대 또한 만만치 않았다.

실제로 1991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태권도 정식종목 채택안을 제출하지도 못했다. 1993년 IOC 총회에서는 천신만고 끝에 프로그램위원회에 채택안을 상정했으나 부결되기도 했다. 이후 한국은 치밀하게 준비했다. 국기원과 WT를 창설하고 초대 원장과 총재를 맡아 태권도의 세계화를 이끌었던 김운용 당시 IOC 부위원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IOC 프로그램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기습적인 직접 상정을 노린 김 부위원장은 IOC 위원들을 만나 설득에 들어갔다.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IOC 위원장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마지막까지 북한과 일본의 방해공작이 있었지만, 1994년 9월 4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시드니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승인됐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6년 WT는 9월 4일을 ‘태권도의 날’로 제정했고, 이듬해 법정기념일로 지정됐다.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의 또 다른 일등공신은 1960년대부터 지구촌 곳곳으로 나가 태권도를 전파하기 위해 피땀 흘린 한국의 사범들이다. 현재 WT에 212개국이 가입해 있고, 전 세계 1억5000만 명이 수련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위기도 있었다. 판정시비에 올림픽 퇴출 종목으로 거론됐다가 2005년 IOC 총회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이후 공정한 판정을 위해 전자호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자 화려한 기술과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보다 득점을 위한 센서 터치에만 몰두해 지루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일부에선 ‘발 펜싱’이라고까지 했다.

태권도는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이어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까지 시드니 올림픽 이후 8회 연속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문제점들을 개선해 올림픽 무대에서 보다 재미있는 태권도 경기가 펼쳐지길 기대한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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