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이렇게 뛴 건 처음”… 가락시장 한숨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0 11:56
프린트
한상자 4만원→6만원 ‘껑충’
“비싸다며 돌아서는 손님 많아”


“30년 동안 장사했는데 사과 가격이 이렇게 오른 건 처음이야.”

추석(9월 29일)을 열흘가량 앞둔 지난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이송순(68) 씨는 “평소 4만∼5만 원이던 사과 5㎏ 한 상자가 6만 원을 넘는다”며 “비싸다고 그냥 돌아서는 손님이 많아 명절 선물로는 잘 안 나가는 아보카도나 망고, 키위 같은 수입 과일도 앞에 내놨다”고 말했다.

올해 여름 폭우와 폭염 등 이상기후로 농산물 시세가 껑충 뛰면서 추석 대목을 앞둔 전통시장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명절 인기 선물세트인 과일값이 급격히 오르면서 선물 주문이 눈에 띄게 줄었다. 다만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상향 조정되면서 고급 선물에 속하는 한우, 굴비 등을 판매하는 정육·수산물 코너에는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

이날 가락시장에서는 과일 선물세트 값을 깎아 달라는 손님과 상인 사이의 실랑이가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서울 강동구에서 사업을 한다는 진모(44) 씨는 “과일 세트를 지난해보다 거의 두 배 값을 주고 10상자나 주문했는데, 과일 값이 올랐다며 할인도 안 해줬다”며 “시장이 인심으로 장사한다는 말도 옛말이 된 것 같아 섭섭하다”고 말했다.

정육, 수산물 코너에는 선물세트를 문의하거나 예약을 하는 손님들이 적지 않았다. 굴비 등 건어물을 판매하는 상인 강모(52) 씨는 “일본의 오염처리수 방류로 장사 걱정이 컸는데, 생각보다 매출이 크게 줄지는 않았고 선물세트 주문도 조금씩 있다”며 “다만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가격이 저렴한 부세 굴비 같은 물건이 잘 나간다”고 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김호준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