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인 79% “우크라전쟁 이후 가계재정 걱정돼”

  • 문화일보
  • 입력 2023-09-2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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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전쟁에 미래 불안감 호소
일부 정부 충성파들도 혼란
16%는 “러에서의 삶 공포”


러시아인 5명 중 4명이 가계 재정 상태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정부 충성파들 사이에서도 러시아에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폭발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러시아 사회 내 불안감이 심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26일 허위 정보·선전을 연구하는 오픈마인드인스티튜트(OMI)가 이달 러시아인 104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79%가 가계 재정 상태가 우려된다고 답했다. 지난 5월 61%에서 4개월 만에 18%포인트나 급등한 수치다. 특히 응답자 84%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놓았으며, 주택 및 공동 서비스 비용 상승(69%)도 가계 재정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 같은 결과는 향후 러시아에서의 삶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에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면 어떤 감정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자신을 러시아와 대체로 동일시하는 집단인 ‘충성파’ 중 31%가 ‘불안함’이라 답했고, 16%가 ‘공포’라는 선택지를 지목한 것이다. 자신을 러시아와 100% 동일시하는 ‘매파’ 집단에서도 불안(10%), 공포(5%)라는 답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불어닥친 경제난에 러시아 내 피로도가 극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OMI 측은 유로뉴스에 “‘냉장고의 현실’이 (정부의) TV 선전을 능가하는 추세”라며 “도덕적 이유로 정부에 반대하는 소수의 시위대를 상대하는 것보다 분노하고 굶주린 군중을 상대하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에게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 최전선에 위치한 자국 군대를 방문토록 지시했다. 미국의 주력 전차 에이브럼스 탱크가 우크라이나에 인도된 데 대해서도 “그것들 역시 불타버릴 것”이라는 크렘린 궁의 위협성 발언이 나왔다. 전날 우크라이나군이 자국 미사일 공격으로 러시아 흑해함대 사령관 빅토르 소콜로프가 사망했다고 주장한 뒤 생사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이어지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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