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일깨우는 ‘公人 품격’[김종호의 시론]

  • 문화일보
  • 입력 2023-10-13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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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호 논설고문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하다’
군인 자부심 북돋운 20대 하지호
“존경한다는 말 무섭다” 윤여정

반면에 정치권은 후안무치 극단
민주당 ‘가짜뉴스 정치’ 체질화
또 혹세무민 선거 구호 ‘한일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던 20대 여성 하지호 씨가 사회도, 국가도 품격이 있으려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어느 육군 병장이 휴가 중에 들렀던 카페에서 산 커피의 플라스틱 컵 뚜껑에서 손글씨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를 발견하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것이 지난 4일이었다. ‘대한민국 육군 용사로서 누군가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달받았다. 아직 세상은 넓고 따뜻하다는 것을 느꼈고, 그 한 문장에서 위로를 받았다’고 했다. 국가보훈부는 손글씨 주인공이 그 카페에 더 나오지 않는 것을 알고, 6일 페이스북을 통해 수소문했다. 박민식 장관은 “보훈부가 추구하는 보훈 문화가 바로 이런 것이기 때문이다. 제일 큰 표창이라도 주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구체적 신원이 9일 드러난 하 씨는 “카페에 온 모든 군인에게 제가 그 문구를 써 드린다. 군인들이 조금 자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힘들게 복무하는 군인들이 계신데, 제가 조명받는 게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런 작은 행동이 누군가에게 큰 기쁨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감사함을 많이 표현해서, 낭만이 가득한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하 씨처럼 신선한 감동과 함께, ‘공인(公人)의 품격’까지 더 일깨워주는 인물은 배우 윤여정(76) 씨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의 대담 프로그램에 지난 6일 나온 그는 “오늘 입장권이 9000원이라고 해서 (제가 그 값을 못 할까 봐) 걱정”이라는 말로 시작했다.

2030 세대가 많은 객석을 향해, 그는 이런 말도 이었다. “어떤 젊은이가 ‘엄마는 태극기 부대라서 꼴 보기 싫다’고 말하는 걸 들은 적이 있는데, 엄마나 아버지를 미워하지 말라. 제가 1947년생인데, 격동기에 태어나 6·25를 겪은 우리한테 공산당은 너무 무섭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다시는 전쟁을 겪고 싶지 않은 공포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한국 배우 최초로 2021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사실을 두고는 “상을 괜히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존경한다는 말을 듣는데, 저는 결점이 많고 존경받을 만한 사람이 못 된다. 그 상을 받고 나서 말 한마디라도 주의에 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상이 오히려 족쇄가 됐다. 존경이라는 말이 저는 무섭다”고 했다.

그런 언행의 품격이 새삼 돋보이는 것은 후안무치의 극단을 일삼는 정치권 행태 때문이다. 적지 않은 소속 의원들이 최소한의 품격조차 저버린 더불어민주당은 그 전형이다. 저질(低質)을 넘어 혹세무민의 ‘가짜뉴스 정치’까지 체질화했다. 새빨간 거짓을 진실인 것으로 속이는 가짜뉴스에 기생(寄生)하며, 여론을 왜곡·선동하기 일쑤다. 황당한 가짜뉴스를 직접 생산해 확산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제20대 대통령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섰던 이재명 대표는 인터넷 매체인 뉴스타파의 가짜뉴스를 공식 선거운동 문자메시지로 대거 유포한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자신에게 유리할 허위 보도 내용을 투표일 하루 전에 ‘이재명 억울한 진실’ 제목의 문자로 475만1051건 발송했다. 그 비용도 전액 국민 세금으로 보전받았다. 내년 4월 10일 총선을 6개월 앞두고도, 민주당은 엉뚱하게 ‘한일전(韓日戰)’ 구호를 들고 나왔다. 여당인 국민의힘을 ‘일본 편’인 것으로 둔갑시켜, 반일(反日) 감정을 선거 득표에 악용하겠다는 저의를 노골화한 가짜뉴스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비롯한 세계 기구와 선진국 대다수가 안전성을 거듭 확인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를 “핵오염수 해양 투기”로 몰아온 ‘가짜뉴스 이용 반일 장사’의 연장선이다. 한일 갈등이 고조되던 2020년 총선 때 “이번 총선은 한일전” 구호로 ‘재미’를 봤던 가짜뉴스 전략의 재현인 셈이다.

민주당의 가짜뉴스 생산·유포 사례는 이 밖에도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많다. 대변인을 지낸 김의겸 의원은 ‘가짜뉴스 제조기’ 오명도 듣는다. ‘가짜뉴스 정치’는 민주주의의 근본을 파괴하는 반역이다. 퇴출해야만 건강한 민주 국가가 된다. 고질화한 악폐를 없애기 위해 국민이 나서야 한다. 가짜뉴스 정치인은 정계에서 몰아내, 더는 발을 못 붙이게 해야 마땅하다. 그러는 것은 ‘공인의 품격’ 필수화를 통해 사회와 국가가 품격을 갖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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