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품은 예술인가’ 논쟁… “사진처럼 예술의 한 장르로 편입될 것”[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

  • 문화일보
  • 입력 2023-10-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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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스탠더드, 한국이 만들자

근미래 예술과 과학의 관계


2018년 10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소에서 인공지능(AI)이 그린 ‘에드먼드 벨라미의 초상’이 43만2500달러(약 4억9300만 원)에 판매됐다. 2022년 8월 미국 콜로라도주 파인 아트 콘테스트에서 생성 AI 미드저니가 그린 그림이 디지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둘 다 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AI의 그림을 놓고 예술이냐 아니냐 논쟁을 벌였다. 옛 화가들의 데이터를 대량 조합한 혼성 모방에 불과하므로 예술이 아니라는 의견과 새로운 방법과 시도는 예술의 속성이니까 새 예술이란 의견이 맞섰다. 소유권과 저작권 문제도 불거졌다. AI 그림은 프로그래머의 소유인가, 아니면 AI의 법적 소유권을 인정해야 하는가. 수많은 과거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주장과 그림의 구체적인 구도·색채 등이 아니라 패턴(feature)만 추출했기에 침해가 아니라는 반박이 이어졌다. 현재 이 두 가지 난제 중 ‘예술인가’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거의 끝난 상태다. 생성 AI 등장 이후 그림·사진·동영상 등 이미지와 음악·목소리·자연음 같은 사운드, 그리고 시·광고 카피·보고서 등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성능이 너무 강력해져 인간 작품과 사실상 구별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불과 수년 만에 평범한 수준의 범용 작품은 AI가, 비범한 창의적 작품은 인간이 창조하는 것으로 얼추 정리되고 있다.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 융합교양학부 초빙 조교수는 ‘AI 시대의 예술’ 과목을 전체교양으로 가르치고 있다. 그는 수업시간에 40명의 수강생에게 ‘봄날’이란 제목으로 챗GPT를 써서 시를 짓도록 했다. 모두 시를 처음 쓰는 초보였다. 하지만 프롬프트(명령어 입력창)에 자신의 감정과 개인적 경험을 녹여 3∼4번에 걸쳐 고쳐가며 정밀 조정하자 개성을 반영한 시들이 쏟아져 나왔다. 오 교수는 이어 40편의 시를 종합하도록 챗GPT에 명령했다. 그는 최종 결과물을 접하고 왠지 모를 감동에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오 교수는 “AI도 붓, 펜처럼 도구의 하나”라며 “사진이 그림을 모방했다며 거부당하다가 서서히 예술계에 흡수된 것처럼 시간은 걸리겠지만 AI 예술 역시 한 장르로 편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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