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인데 여대면 불합격…게임회사도 여자 거르겠네”…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논란

  • 문화일보
  • 입력 2023-11-2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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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블라인트 캡처



최근 게임업계에서 남성혐오(남혐)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한 금융회사의 실무담당자가 채용 과정에서 여대 출신 지원자는 서류도 보지 않고 무조건 탈락시킨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이 온라인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신탁을 주요 업무로 하는 한 금융회사에 근무한다는 네티즌 A씨는 지난 2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페미(페미니스트) 때문에 여자들 더 손해 보는 거 같은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블라인드는 이메일 등으로 직장 인증 절차를 거쳐 가입된다.

A씨는 "일단 우리 부서만 해도 이력서 올라오면 여대는 다 걸러버린다"며 "내가 실무자라서 서류평가를 하는데 여자라고 무조건 떨어뜨리는 건 아니지만 여대 나왔으면 그냥 자소서 안 읽고 불합(불합격)처리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넥슨 사태 보니 게임회사도 이제 여자 거르는 팀들이 생겨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 대기업 물류 업무를 전담하는 계열사 직원 B씨도 해당 글에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B씨는 "안타깝지만 우리 회사도 그렇고 아는 애들 회사도 여대면 거르는 팀이 많다"고 적었다.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불공정한 여성 차별 행위가 만연하다는 사실을 공공연히 밝힌 셈이어서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이는 명백한 불법행위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명시돼 있다. 위반할 경우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보수적인 문화가 있는 금융권에서 최근에도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해 법인과 경영진이 처벌을 받는 사례들이 나오기도 했다. 2015∼2016년 신입사원 공개채용 당시 지인의 청탁을 받고서류 전형과 합숙면접, 임원면접에 개입, 점수를 조작하고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남녀 채용비율을 4대1로 미리 정해 남녀고용평등법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함영주(67)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등법원은 최근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함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업무방해 혐의로 함 회장과 함께 기소된 장기용(68) 전 하나은행 부행장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함 회장과 함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하나은행 법인에는 1심과 같이 벌금 700만원이 선고됐다.

금융사지배구조법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그 유예기간에 중에 있는 사람은 금융회사의 임원이 될 수 없다.

한편, 게임업계는 남혐 논란으로 떠들썩하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스튜디오 뿌리’가 제작한 넥슨 메이플스토리의 엔젤릭버스터 리마스터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에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에서 쓰이던 ‘남혐 손 모양’으로 의심되는 장면이 등장해 논란이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메이플스토리 제작사인 넥슨은 이날 해당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와 함께 진상조사에 나섰다.

같은 제작사에 영상 외주를 맡긴 다른 게임 제작진도 이날 진상 파악에 나섰다며 부적절한 표현이 담긴 다른 영상도 확인했다고 공지했다. 또 문제의 영상을 만든 제작사도 결국 사과했다.

박세영 기자
박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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