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단짝’ 멍거 향년 99세 사망 “비트코인은 쥐약”

  • 문화일보
  • 입력 2023-11-30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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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향년 99세로 별세한 찰리 멍거(오른쪽)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AP연합뉴스



투자 현인 워런 버핏(93)의 파트너 찰리 멍거가 99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멍거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버핏과 함께 40년 넘게 이끈 인물이다. 버핏과 멍거의 결합은 비즈니스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두 사람은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본사를 둔 버크셔를 수십 개의 사업부를 거느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대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이터에 따르면 멍거는 이날 아침 캘리포니아의 한 병원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유가족이 알렸다고 버크셔는 밝혔다.

1975년 버핏이 회장으로, 멍거가 1978년 부회장으로 버크셔에 합류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파트너십은 스타일과 투자 측면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지만 버크셔는 번창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멍거는 투자, 경제, 인간 본성의 취약성에 대해 간결한 한 줄짜리 글을 통해 보다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했다.

그는 은행가들을 통제할 수 없는 ‘헤로인 중독자’에 비유했고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쥐약’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또 CNBC와의 인터뷰에서 "1939년 오스트리아 빈의 유대인 가정에서 금은 옷에 꿰매면 좋은 물건이지만 문명인들은 금을 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생산적인 사업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멍거는 자신과 버핏을 억만장자로 만든 버크셔와 많은 초기 주주들을 부자로 만든 버크셔에 대해서도 똑같이 솔직한 편이었다. 멍거는 2010년 자신이 "똑똑한 것은 아니다"라며 "그저 어리석음을 피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또 멍거와 버핏은 정치적 성향이 달랐는데, 멍거는 공화당원이고 버핏은 민주당원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개인적 성향도 차이가 뚜렷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3년 버크셔 연례 회의에서 버핏이 미국의 미래에 대해 익숙한 낙관론을 펼치자 멍거는 "워런보다 약간 덜 낙관적"이라며 "인간의 행복을 위한 최선의 길은 덜 기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버크셔에서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어 서로의 아이디어를 완성했다고 로이터는 평가했다. 버핏에 따르면 두 사람은 한 번도 다툰 적이 없었다.

실제 버크셔의 연례 회의에서 멍거와 버핏은 5시간 동안 주주들의 질문을 받곤 했는데, 버핏이 답변을 마치면 멍거는 거의 항상 "덧붙일 말이 없다"고 말했다.

또 멍거는 버크셔에 좋은 기업을 좋은 가격에 사들이는 것이 아니라 좋은 기업을 공정한 가격에 사들이는 데 집중하도록 밀어붙인 공로를 버핏은 인정했다.

버핏은 "찰리는 단순히 싸게 사지는 말라는 방향을 제시했다"며 "찰리 정신의 힘이었고 시야를 넓혀 줬다"고 말했다.

멍거의 버핏과 인연은 어린 시절 버핏의 할아버지 어니스트가 운영하는 오마하 식료품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때부터 시작된다. 이후 멍거는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로스앤젤레스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60년대 중반 주식 및 부동산 투자관리 부문으로 전향했다.

버핏 전기 작가 앨리스 슈뢰더에 따르면, 멍거는 1959년 오마하에서 버핏을 만나 투자 파트너가 됐다. 버핏에게 버크셔의 몇 안 되는 미국 외 투자 중 하나인 중국 자동차 및 배터리 회사 BYD에 투자할 것을 제안한 것도 멍거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멍거는 최신 트렌드를 좇지 않는다는 점에서 버핏과 많이 닮았다. 멍거는 2023년 연례 회의에서 "개인적으로 인공 지능에 대한 일부 과대광고에 회의적"이라고 말한 바 있다.

멍거는 말년 휠체어를 사용했고 대체로 검소하게 살았고 자신의 차를 직접 운전했다. 배우자 낸시 멍거는 2010년 사망했고 결혼 생활에서 6명의 자녀와 2명 의붓 자녀를 뒀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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