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금리 동결… 이창용 “긴축기조 충분히 장기간 유지”

  • 문화일보
  • 입력 2023-11-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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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2%초반 수렴하는 시점
내년말이나 2025년초 될 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실적으로 긴축 기조는 물가 목표치 수렴까지 충분히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면서 “금리로 섣불리 경기를 부양하면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특히 “물가가 (목표치인) 2% 초반으로 수렴 시기는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라면서 “금융통화위원 6명 중 4명이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되고 비용 상승 파급 효과의 지속성, 향후 국제 유가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 등이 남아 있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한은이 이날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를 열고 기준 금리를 현 3.50% 수준으로 7회 연속 동결키로 한 것을 두고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금리를 높여 소비와 투자를 더 위축시키고 가계·기업 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위험을 키울 이유가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은 한은이 적어도 내년 상반기 경제와 물가 상황을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의 방향을 인하 쪽으로 틀어야 할지를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물가·고금리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투자가 계속 부진할 것”이라며 “이처럼 경기와 자금시장 등이 아직 불안해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올릴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양호한 물가 지표 등으로 미뤄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점, 국제 유가가 비교적 안정돼 물가 여건이 크게 나쁘지 않은 점도 한은의 인상 압박을 덜어줬다는 평가다.

올해 4월 이후 가계대출이 계속 빠르게 불어나는 데다, 미국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이미 사상 최대 수준인 2%포인트까지 벌어져 한은으로서는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Fed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내년 5월 이후에 가봐야 한은도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고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점은 Fed의 경우 내년 3분기, 한은은 공공요금 인상 등에 따른 물가 안정 지연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일러야 내년 3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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