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중기대출 잔액 1000조 눈앞… 연체율도 상승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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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기준 잔액 998조원
파산신청 1363건… 역대 최다
저축銀 PF연체율 1년새 3배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1000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 후유증과 고금리 장기화 여파에 올해 파산 신청 건수는 역대 최대로 증가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중기 대출 잔액은 전달 말보다 3조8000억 원 증가한 998조 원으로 사상 최대다. 아직 11월 말 수치가 발표되지 않았지만, 최근 증가세를 고려하면 1000조 원 돌파가 확실시된다.

중기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 말 수치를 코로나19 사태 전인 4년 전(2019년 10월 말)과 비교하면 283조 원 증가했다. 증가 폭은 직전 4년과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

긴축 장기화에 대출 이자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중기 대출 금리는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연 5% 선을 상회하고 있다. 지난 10월 신규취급액 기준 평균 5.35%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2월 2.89%에서 2021년 12월 3.37%로 올랐고 지난해 12월 5.76%로 급등했다.

대출 연체율과 파산 신청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과 대법원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올해 9월 중기 대출 연체율은 0.49%로 1년 전(0.27%)의 1.8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이 수치는 지난해 9월 0.27%에서 올해 8월 0.55%까지 높아졌다가 9월에는 분기 말 상각이나 매각 등으로 다소 떨어졌다.

올해 1∼10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136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8% 급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최대인데, 대부분이 중기에 해당한다. 코로나19 사태 첫해인 2020년의 기존 최대치(1069건)도 훌쩍 넘겼다.

내년에는 은행을 통한 자금 조달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은행이 대출을 조이면 중기의 도산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원활한 폐업과 재기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저축은행 상위 5개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3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년 만에 3배로 뛴 것으로 나타났다. 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이들 5개사의 9월 말 부동산 PF 연체율은 6.92%로 지난해 동기(2.4%)보다 4.52%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연체액은 173억 원에서 576억 원으로 증가했다. 금융당국도 현장 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저축은행중앙회는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내부 유보 등 자본 확충으로 경영 안정성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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