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역동경제’ 한국 운명 가른다[신보영의 시론]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6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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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영 경제부장

윤석열 2기 경제 최상목號 출범
내년도 ‘임중도원’ ‘꽃샘추위’
구조개혁 못 하면 경제는 나락

통화·재정정책 원칙은 지켜야
최상목의 역동경제 로드맵에
윤석열 정부 3년 성패 달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올해 한국경제에 대한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크게 틀렸다고 말하긴 어렵다. 11월 수출이 7.8% 늘어나며 2개월 증가세에, 주력품목인 반도체 수출도 12.9% 늘어나면서 1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고(下高)를 측정하는 기준점이 뭔지, 어느 정도 수위를 높다고 평가할 수 있느냐에 따라 ‘추경호 경제팀’에 대한 성적표는 달라진다. 하나는 명확하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1.6%를 지난 7월 일찌감치 1.4%로 낮췄다는 점에서 숙제를 제대로 끝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 경제 침체 영향이라지만 이는 지난해 경제성장률(2.6%) 절반 수준이다. 여기에 물가상승률 역시 3% 중후반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잡힐 기미가 안 보인다.

경기회복 지체가 내년 후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다. 기준금리 인하도, 물가 상승 폭 둔화도 늦으면 2025년 초까지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3%에서 2.2%로 하향하고, 한국은행 역시 0.1%포인트 내린 2.1%로 수정했다. 3개월 만인 10월 ‘트리플 마이너스’를 다시 기록한 생산·소비·투자가 내년에도 안 좋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특히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민간 소비 위축이 문제인데,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24년 소비시장 전망조사’에 따르면 내년 소매시장 성장률은 올해(2.9%) 절반 수준인 1.6%에 불과하다.

구조적 문제는 내년에 더 깊어질 것이다. 합계출산율은 올해 0.7명에서 더 떨어져 0.6명대를 기록할 것이며,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및 고령화는 노동시장 변화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무역 구조 역시 변화가 가파를 것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은 1140억 달러, 총 수출액의 19.8%로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졌다. 2004년(19.6%) 이후 19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경제안보 측면에서의 변수도 너무 많다. 미·중 공급망 경쟁 속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와 유사한 국지적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 내년 11월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24년 경제전망 키워드는 복합위기의 심화다.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인 최상목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도 4일 지명되자마자 ‘임중도원(任重道遠·맡겨진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이라고 했다. 앞으로 몇 년은 한국경제에는 운명이 결정되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디커플링에 인공지능(AI)까지 가세하면서 국제규범이 결정되고 새로운 글로벌 경제·무역 시스템의 근간을 만들어야 하는 때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구조적 문제를 개혁하지 못하면 한국경제는 나락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3일 보고서에서 한국이 저출산·고령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2050년대에는 0% 이하 성장세 확률이 68%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재정건전성 제고 △취약계층 타기팅 지원 △원활한 노동력 재분배 유도 △일·가정 양립 제고 △온실가스 감축 등을 한국 정부에 제언했다.

문제는 내년 4월 총선이다. 여야는 이미 국회의 내년 예산 심의 과정에서부터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 지원안을 무차별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1월 30일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성장은 중장기적 문제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접근해야지, 통화·재정정책으로 할 문제가 아니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다. 곧 출범할 윤석열 정부 2기 경제팀 역시 다양한 유혹에 빠지지 않고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디스인플레이션’을 통한 물가안정 유도에서부터 법인세 감면, 상속세 완화, 여기에 공급망 구축과 원전 생태계 회복까지 할 일이 태산이다. 내년이면 3년 차에 접어드는 윤석열 정부의 성공 여부, 나아가 한국경제 미래가 ‘최상목 경제팀’이 내놓을 ‘역동경제’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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