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서 뺏긴 ‘酒도권’ 찾으러 서울 가유”

  • 문화일보
  • 입력 2023-12-08 11:43
  • 업데이트 2023-12-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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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향토 주류기업 경쟁 격화

‘좋은데이’ 무학 ‘잎새주’ 보해 등
3분기 매출 전년비 10% 이상 ↓
수도권 고객 접점 늘리기 사활
팝업 매장 열고 마트 입점 총력


서울 및 수도권의 대형 주류기업과 향토 주류기업 사이의 주류시장을 둘러싼 점유율 경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등 대형 주류기업들은 소주·맥주 등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향토 주류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 주류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방 인구 감소, 대형 주류기업들의 공세로 입지가 좁아진 향토 주류기업들은 거꾸로 수도권 공략을 강화하며 고객 접점 확대에 나섰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 자료를 보면 올 3분기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주류업체 무학의 간판 소주 브랜드 ‘좋은데이’ 매출은 39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2억 원)보다 1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소주 브랜드의 매출이 5.0% 감소한 것에 비하면 감소 폭이 두 배 이상 크다. 충청 지역의 간판 주류업체인 맥키스컴퍼니의 소주 브랜드 ‘이제우린’(오투린)도 올 3분기 매출이 128억 원으로 전년 동기(145억 원) 대비 11.8% 줄었다. 전남 보해양조의 소주 ‘잎새주’도 3분기 매출이 같은 기간 14.3% 줄어든 98억 원에 그쳤다. 부산 대선주조의 ‘시원’ 역시 매출이 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줄었다.

실적도 악화하는 추세다. 무학의 연결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은 25억 원으로 전년 동기(38억 원) 대비 34.0% 감소했다. 보해양조는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5억 원에서 7억 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대형 주류기업들이 마케팅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향토 주류기업들이 자신들의 텃밭에서도 고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토 주류기업들의 부진에는 주류시장 유행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앙 대형 주류기업들은 앞선 자본력을 토대로 소주, 맥주 외에도 과실주, 하이볼 등 다양한 신제품을 수시로 출시하며 시장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반면 제품 개발, 마케팅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향토 주류기업들은 주류시장 흐름에 뒤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향토 주류업체들은 역발상 격으로 오히려 수도권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맥키스컴퍼니는 올해 출시한 소주 신제품 ‘선양’의 수도권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지난달부터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팝업 매장을 운영 중이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수도권 고객들의 수요에 부응하도록 과실주 등 다양한 주류 상품을 갖추는 한편, 전국 대형마트에 입점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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