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서 놀던 이주민 아이들 ‘꿈의 놀이터’ 직접 그려봅니다[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 문화일보
  • 입력 2023-12-27 08:59
  • 업데이트 2023-12-2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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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월 경기 동두천시 보산동에서 열린 디자인단 출범식에서 이주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각자 원하는 놀이터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초록우산 제공



■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의정부EXODUS ‘보산동 어린이 놀이터 디자인단’

함께 어울릴 공공놀이터 ‘0곳’
서아프리카 출신 어린이 18명
8개월간 놀이터 디자인 워크숍

휴양림·에버랜드 등 탐방하고
지역축제 통해 놀이문화 경험
“꿈꾸던 놀이터 꼭 갖고 싶어요”


‘공동놀이터 0곳에 민간놀이터 5곳’.

이주배경 아동 밀집 거주지역인 경기 동두천시 보산동은 동두천 시내에서도 놀이터가 적은 지역으로 꼽힌다. 행정안전부 공공데이터포털, 경기데이터드림 등에 따르면 보산동 내 5곳에 불과한 민간놀이터 중에서도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공원형은 한 곳도 없고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주택형이 3곳, 어린이집 등 시설에 속해 있는 곳이 2곳이다. 지역 특성상 단독·연립주택이 많아 아이들이 좁은 골목길이나 빌라단지 주차장에서 노는 경우도 종종 목격된다. 천주교 의정부교구 이주민지원센터인 의정부EXODUS는 보산동의 이러한 지역 특성상 ‘아이들의 놀 권리’ 신장을 위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보고 ‘보산동 어린이 놀이터 디자인단’을 꾸리기로 했다. 놀이터 디자인단 사업은 초록우산의 공모에 당선돼 지난 4월부터 12월까지 8개월여간 진행됐다. 사업은 놀이 경험이 부족한 아이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스스로 꿈꾸는 놀이터를 그려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뒀다.

활동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진행됐다. 놀이터 디자인을 위한 워크숍 작업과 다양한 놀이문화 이해를 위한 지역 놀이터 및 타 지역 놀이시설 탐방, 이와 관련해 확장된 놀이 문화 경험이 그것이다. 가장 먼저 지난 4월 15일 열린 디자인단 출범식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보산동에 거주하는 18명의 어린이 및 청소년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 원하는 놀이터를 그리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로도 아이들은 삼삼오오 보산동을 다니며 놀이터 후보 부지를 탐색하거나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이용 불가 등의 이슈에 대해 토론해 보기도 했다. 또 놀이터를 만든다면 무엇이 필요하며 어떤 이름이 어울릴지 생각하는 활동도 가졌다. 아이들은 보산동 놀이터 조성 제안서도 작성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이주민 어린이들의 에버랜드 견학 모습. 초록우산 제공



한편으로 다른 지역 놀이터와 놀이시설을 탐방해보기도 했다. 지역 놀이터는 물론이고 동두천시 자연휴양림과 놀이체험시설인 놀자숲·에버랜드 등을 방문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특히 보산동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이주 가정 아이들이 어우러져 생활하는 지역인 만큼 해외 문화 축제를 경험해 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디자인단 아동들이 대부분 서아프리카 출신이어서 서아프리카 전통공연예술팀 ‘쿨레칸’과 함께 여름방학 동안 자신을 자유롭게 움직여 보고 공동체성을 몸으로 배울 수 있는 자리도 있었다. EXODUS 이주민 축제, 경기문화재단 주최 경기생활문화축제에 다녀오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27명의 아이들이 모여 그간의 활동 내용을 토대로 놀이터 디자인단 결과물 발표회를 진행했다. 봉사자들과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 관계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 담당자가 이날 자리에 함께 참석했다. 이번 디자인단 사업을 담당한 의정부EXODUS의 강슬기 씨는 “관내 기관과 어떻게 협력할 것인지 꼼꼼하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보산동 주민이 주체가 된 놀이 프로그램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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