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투성이인 이재명 “準위성정당”[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4-02-0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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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총선을 불과 65일 남겨둔 어제 비례대표 선거 규칙이 결정됐다. 그것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1인에 의해서다. 이 대표는 광주 5·18묘역을 찾은 후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이 병립형과 준연동형 비례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고, 결국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기 위해 위성정당을 만들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 대표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의 위성정당 창당을 사과하고 ‘위성정당 금지’를 공약했으며, 최근까지도 병립형으로의 회귀를 강하게 시사했다는 점이다.

이를 의식한 이 대표는 광주 회견에서 ‘준(準)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됐다면서 사과했다. 한데 그 사과 이유가 걸작이다. 그는 “위성정당을 금지시키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민주당은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지만, 여당 반대로 실패”했고, “거대 양당 한쪽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패배를 각오하지 않는 한 다른 쪽도 맞대응할 수밖에 없다. 칼 들고 덤비는데 맨주먹으로 상대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게 무슨 궤변인가.

이 대표와 민주당이 정말 위성정당 방지를 위해 선거법 개정 노력을 했는가. 준연동형 비례제는 지난 총선 직전, 유권자의 표심을 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며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 정당과의 합의로 채택한 것이다. 그러나 표심 반영이나 다당제는 표면적 이유에 불과했고, 당시 민주당이 국회 운영 과정에서 군소 정당의 협조가 절실했고, 군소 정당은 거대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의석 확보에 더 유리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출현 가능성을 경고하며 끝내 반대했지만,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의 단독 처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제21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3분의 2에 가까운 우위를 점했고, 이에 따라 회기 내내 자신들이 원하는 법안을 국민의힘 반대로 처리하지 못한 적이 없다. 이로 미뤄 민주당이 진정으로 위성정당 금지 입법에 노력했다면 국민의힘의 반대는 문제 되지 않았을 것이다. 진실은, 병립형과 준연동형 중 어느 게 민주당과 이 대표에게 유리한지를 두고 며칠 전까지도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으로의 회귀를 주장하던 이 대표가 이 시점에 준연동형으로 돌아선 이유는 뭘까.

지난 2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3시간에 걸친 집중 토론에서도 결정짓지 못했던 이 사안을 이 대표가 하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직후 결론 내린 걸 보면 두 사람의 대화에 그 해답이 있다. 즉, 두 사람은 차기 대선 승리는 현 이 대표 지지 세력만으론 어렵고 범야권과 제3세력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으며, 총선을 넘어 대선에서의 집권을 위한 포석으로 야권 통합의 기반을 마련하려면 준연동형 비례제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이 대표가 ‘통합’위성정당이라며 ‘통합’이란 수식어에 방점을 찍은 이유다.

우스운 일은, 이 대표가 자신이 추진하는 것은 위성정당이 아니라 ‘준’위성정당이라고 강변한 것이다. 국민의힘이 만드는 위성정당은 강도가 든 도끼이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통합’위성정당은 그 도끼에 맞서 방어하려는 준위성정당이라는 궤변이다. 결국, 이 대표는 준연동형 비례제 선택의 과정과 이유에 대해 또 거짓말을 했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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