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우호국끼리만 공급망 구축… “‘프렌드쇼어링’ 심화땐 세계 GDP 7% 급감”[Global Economy]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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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Economy - 맥킨지글로벌연구소 보고서

“對中 무역 의존도 높은 한국
지정학적 리스크에 더 취약”


미국과 중국의 공급망 경쟁 여파로 각국이 동맹국과 우호국 위주로 공급망을 구축하는 ‘프렌드쇼어링’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이 현상이 지속되면 세계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의 싱크탱크인 맥킨지글로벌연구소(MGI)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중국·독일·영국 등 세계 주요 국가들이 동맹국 및 우호국 위주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MGI는 2005∼2022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주요 안건에서 각국의 표결 유사성을 분석해 계산한 국가 간 지정학적 거리(0∼10)가 무역 상대국 간에서 감소하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MGI 분석 결과 국제 문제에서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 미국과 독일 간 지정학적 거리는 0.5 미만으로 최저치에 가까웠고, 미국과 한국 간 지정학적 거리도 2보다 낮아 전 세계 평균(3)보다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거리는 최고치인 10에 육박할 정도로 멀었다. MGI는 각국이 지정학적 거리가 가까운 국가들과 공급망을 집중적으로 구축하고, 지정학적 거리가 먼 나라들과의 무역은 줄여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MGI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중국과 거래하는 국가들과 중국 간의 지정학적 거리는 4%, 미국과 거래하는 국가들과 미국 간의 지정학적 거리는 10% 감소했다.

MGI는 이러한 프렌드쇼어링 확대로 무역이 파편화되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MGI는 최악의 경우 세계 GDP가 7%, 개별 국가 GDP는 12%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감소 폭은 코로나19 기간 중 세계 GDP 감소 폭인 5%를 웃도는 수치다. 특히 한국과 일본, 호주 등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이 무역 파편화에 따른 피해를 더 많이 볼 것으로 전망됐다. 정치적으로 미국과 우호적인 관계에 있으나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대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교역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MGI는 무역 파편화가 심화할 경우 국제 무역이 리스크에 대해 취약해질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공급망이 우호국 위주로만 구축되면 자연재해 등 예상치 못한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공급망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MGI는 이러한 무역 파편화에 대한 대안으로는 지정학적 거리가 먼 국가와도 활발히 무역을 진행하는 무역 다각화를 제시했다. 성정민 MGI 파트너는 “무역 다각화가 이뤄지면 무역 상대에 대한 지정학적 고려가 사라지고, 특정 국가에 대한 특정 상품 의존도가 줄어든다”면서 “이를 통해 무역 파편화에 따른 세계 GDP 하락 폭이 축소되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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