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품격 높이는 고궁[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2-19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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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글로벌 명품 업체들이 고궁과 한옥을 행사장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 관심을 끈다. 첨단 빌딩과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 청담동, 청춘 남녀의 성지 격인 성수동 등의 인기에 못지않다.

지난해 5월 경복궁에서 첫 패션쇼가 열렸던 것이 큰 전기가 된 모양이다. 이탈리아 패션 업체인 구찌가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었던 이 패션쇼는 세계적으로 화제였다. 이를 기화로 서울 종로 북촌과 서촌, 삼청동 등의 한옥에서도 이벤트가 잇따른다. 지난달엔 우이동 북한산국립공원 내 사유 한옥 카페·예식장인 선운각에서 스포츠업체 나이키가 행사를 열었다. 북촌 가회동 사유 한옥인 휘겸재에선 지난해 프랑스 패션·뷰티업체 샤넬이 향수 신제품, 루이비통모에헤네시 그룹에서 프랑스 샴페인 신제품 행사를 열었다. 명품 업체들의 만족도는 높다. 세련된 도심 행사보다, 고즈넉한 한옥에서 여는 이벤트가 중장년층은 물론, 2030 소비자들에게도 훨씬 큰 감동과 추억을 남긴다고 평가한다.

정부는 지난 2일 국민 체감형 서비스 개선의 하나로 오는 4월부터 경복궁·창덕궁·덕수궁 등 고궁 야간 개방 확대를 발표했다. 잘된 결정이다. 그동안 선착순 예약이어서 봄철 벚꽃시즌이나 가을철 단풍시즌은 고사하고 평일조차 야간 탐방 기회를 잡기가 매우 어려웠다. 탐방객이 늘면 주변 상가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게 분명하다.

고궁은 한국의 멋과 품격을 보여주는 정수다. 서까래·대들보·창틀 하나하나에 고유한 한국의 미가 담겨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은 감탄한다. 영국의 버킹엄 궁전, 프랑스의 마르세유 궁전 등에서 보듯 개방이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문화재는 많이 활용해야 관심과 보호를 더 받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는 방한하는 국빈 만찬 장소 섭외에 적지 않게 애를 먹는다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물론, 떠나온 청와대 영빈관을 쓰기도 했다. 경호·보안 문제가 없다면 경복궁 같은 고궁을 활용해도 좋겠다. 전 세계에 고궁의 멋을 전파하는 계기도 될 수 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한국을 빛낸다. 훈민정음·예비군복 문양의 패션이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격찬을 받기도 했다. 고궁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국가의 품격을 높이고, 한류 확산과 해외 관광객 유치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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