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코스 설계 창작성 두고 치열한 법정다툼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6 15:34
프린트
골프코스 설계의 창작성을 두고 치열한 법정 다툼이 벌어지고 있다.

골프코스 설계 업체인 오렌지엔지니어링과 송호골프디자인은 지난 1일 스크린골프 사업자인 골프존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금지·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이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났던 1심을 파기하고 기존 대법원 판례를 뒤집은 최초의 사례다. 미국 업체 1곳도 국내 업체와 개별 소송에 나섰지만 결과는 같았다.

대법원은 지난 2020년 3월 일부 골프장 소유주가 골프존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골프코스는 골프장이 아닌 설계자의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이 판결 이후 골프코스 설계업체들은 골프존을 상대로 잇따라 소송을 제기했고 오렌지엔지니어링 등이 제기한 소송 1심에서도 설계업체의 저작권을 인정했다.

하지만 최근 판결에서는 △경기 규칙에 적합한 규격에 맞게 설계돼 국제적인 기준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 △대부분 산악 지형에 건설되는 우리나라 골프장 위치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점 △티잉 그라운드, 페어웨이, 러프, 벙커, 그린 등 구성요소는 공통적으로 사용되고 별다른 창작성을 찾아볼 수 없는 점 △골프코스 개별 홀은 직선, 휘어진 형태의 도그레그 홀 등 몇 가지 유형으로 구별될 수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골프코스가 창작물이 아니라고 봤다. 이에 오렌지엔지니어링과 송호골프디자인은 즉각 항소에 나섰고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번 법정 다툼과 관련해 한국골프코스설계가협회(KSGCA)는 지난 20일 최근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하며 협회 차원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KSGCA는 "골프코스는 적합한 규격이나 국제기준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골프코스는 단순히 평면적인 홀을 기능적으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 산악지형처럼 지형의 변화가 많은 공간에서 골프코스를 배치하는 것은 오히려 고도의 설계적 상상력과 창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수없이 많은 창작활동에 시간과 노력을 전념하고 있는 코스설계자의 노력이 헛되지 않고 골프 코스설계자의 저작권과 창작성이 보호받아 한국 골프 문화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극 행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오해원 기자
오해원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