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촉으로 전하는 제주의 감동[그림 에세이]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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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조규창, 제주 이야기, 91×65㎝, 캔버스에 혼합재료, 2023.



지난 한 해 열심히 살았던 자신에게 조그마한 보상을 해주고 싶어 곧 여행길에 나선다. 어디 한두 달 먼 순례길이라도 다녀오고 싶지만, 일주일 일정도 사실은 감지덕지다. 아직도 비행기 여행은 설렌다. 그동안 적지 않게 타본 것이건만, 이륙할 때는 항상 흥분된다.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도약은 여전히 짜릿하다.

인천 ‘도든아트’에서 만난 조규창의 풍경을 마주하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물론 비행기에 대해 비슷한 로망을 지녔을 거라는 추측 때문만은 아니다. 그림이 어떤 혼을 느끼게 하는 아우라가 강렬해서다. 춤추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감각적 필치에 흠뻑 빠져든다. 어떤 장면을 그려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삭풍이 때리듯 세찬 제주 겨울바다의 장엄한 위용, 희미한 실루엣만으로도 압도하는 한라의 자태. 이 자연의 숭고적 감동과 호연지기가 필촉의 움직임을 통해서도 전달된다는 것이 경이롭다. 착륙을 위해 선회 중인 비행기의 모습이 점경(點景)치고는 기묘한 환상을 준다. 에스파의 노래가 들려온다. ‘Welcome to My World.’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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