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복귀 거부와 레이건式 해법[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4-02-27 11:34
프린트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과 근무 거부로 인한 의료대란이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확대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가 국내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1만 명을 넘어섰고, 의료 현장을 이탈한 전공의도 9000명을 넘었다. 전체 전공의가 1만3000명이라니 80% 이상이 사직서를 제출했고, 출근하지 않는 전공의도 72%를 넘었다는 얘기다. 정부가 오는 29일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얼마나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급기야 26일 대전에서 80대 심정지 환자가 병원을 찾아 돌다가 치료를 받지 못해 결국 사망했다.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내세운 것은, 현재도 5000명 정도 모자라는 의사 수가 10년 뒤에는 1만 명 이상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고령화율은 19.1%인데, 속도가 너무 빨라 2035년 30%, 2050년에는 40%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인당 의료 수요가 급증해 2021년 대비 2050년에는 입원 2.4배, 외래 1.2배의 환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또, 2035년 70세 이상 의사가 3만2000명으로 예상되는데, 10년간 새 의사는 3만 명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순감소한다. 결국, 의료 수요의 가파른 증가와 의사 공급 부족을 고려하면 지금부터 매년 2000명씩 5년간 증원해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반면 의료계는, 현재도 의사 수는 충분하고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 의대 증원은 의사 과잉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또, 의사 수가 늘면 경쟁 심화와 과잉 진료가 나타나 건강보험 재정에 부담을 줄 것이고, 의대 증원의 이유 중 하나인 지방·필수 의료 확충은 증원해도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동시에 과다(연 2000명) 증원으로 의료 교육 부실화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공공의료기관에선 이미 은퇴한 의사들을 재채용하는가. 전문의 채용 공고에 평균 의사 연봉이 4억 원에 이르고, 지방으로 갈수록 더 높아지는 이유는 뭔가. 대기업 직원의 평균 생애소득은 20억 원인데, 의사들은 140억 원에 이르는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래서 의사협회의 주장은 밥그릇을 지키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2020년에도 전공의를 시작으로 의사 파업이 있었다. 당시 의사협회는 의사 증원과 공공의대 설립 반대를 내걸고 파업을 주도했고, 결국 정부는 의사고시를 거부한 졸업생은 물론 유급이 불가피한 의대생들까지 모두 구제했다. 그때의 학습효과가 이번에 나타나고 있다.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항공관제사들의 불법파업을 ‘국가안전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즉시 업무복귀를 명령하면서 48시간 내 복귀하지 않으면 해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동시에 퇴직자와 군 관제사 등을 동원해 항공 관제를 했고, 주요 노선을 제외한 항공편의 절반을 줄였다. 이틀 뒤, 48시간 내 복귀한 1650명을 제외한 나머지 1만1359명(87%)의 항공관제사는 즉각 해고됐고, 동시에 동일 업종 재취업은 영구적으로 불가능해졌다.

지금은 레이건 같은 강한 결단과 의지가 필요한 때다. 증원 규모와 속도, 전공의 처우 개선, 전문의 중심 운영 등 개선을 위한 세부 사항은 논의할지언정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한 파업을 또다시 묵인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주요뉴스
기사댓글
AD
count
AD
AD
AD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