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멘탈’ 조국[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3-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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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논설위원

예전 KBS 개그콘서트에 ‘멘탈갑’이란 코너가 있었다. 박성광, 이상훈 등이 어떤 멘붕 사태에도 끄떡 않는 경지를 보여줘 ‘멘갑 형님’ ‘멘탈의 신’으로 불렸던 기억이 난다. ‘멘갑’이 생각난 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조국혁신당을 창당한 데 이어 1호 공약으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해 딸의 논문 대필 의혹 사건 등을 규명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내로남불’로 호가 났다지만, 어떻게 조국이 ‘논문 범죄’를 말할 수 있나. 후안무치를 넘어 ‘우주최강 멘탈’이란 세간의 평가가 과하지 않아 보인다.

조 대표가 문제 삼은 한동훈 여당 비상대책위원장 딸의 논문이란 게, 지난 2022년 2월 사회과학 분야 학술 데이터베이스 SSRN(출판 전 논문을 미리 공개하는 사이트)에 등록한 ‘국가 부채가 중요한가(Does National Debt Matter?)’이다. 총 4쪽 분량으로 첫 페이지에 초록, 4쪽에 참고 문헌을 기재한 것으로 논문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고교생이 온라인 첨삭 등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 연습용 리포트 수준의 글이고, SSRN은 각종 논문·리포트 등을 누구나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조 대표 딸처럼 외국어고 1학년이 단국대 의학 논문 제1저자가 된 것도 아니고, 대학입시에 써먹은 것도 아니었다. 기소를 전제로 한 검찰 수사 대상이 되는 범죄성이 없다.

사정이 이런데도 조 대표는 무슨 엄청난 권력형 특혜 비리가 있는 것처럼 특검법 발의 목적을 ‘검찰 독재 정권 조기 종식과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의학 논문 저자 허위 등록, 서울대·로펌 인턴 경력 조작 등 여러 건의 입시비리와 유재수 감찰 무마 등이 유죄가 돼 2심에서까지 징역 2년이 선고된 조 대표가 사법 정의 운운하는 것도 어이가 없다.

특히, 압권은 조국당이 대학입시 등에서 기회균등선발제를 확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당 강령 4호는 ‘대학입시를 비롯하여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직원 등 각종 선발과정에서 지역별·소득별 기회균등선발제를 확대하고 민간까지 확산시키기 위해 행동한다’고 돼 있다. 조두순이 아동 성폭력 대책을 주장한 격이다. 대학입시의 공정과 정의를 깬 전과를 반성한 것인가? 틈만 나면 ‘멸문지화’ ‘무간지옥’ 등을 떠들어 온 것을 보면 그럴 리가 없다. 하여튼 이해 불가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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