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저가 전기차 ‘치킨게임’[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3-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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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수 논설위원

중국 저가 전기차가 세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중국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가격과 품질을 모두 향상시킨 업그레이드를 바탕으로 ‘승자 독식’을 노리고 대대적인 가격 인하를 밀어붙이고 있다. 특히, 배터리 제조 능력까지 겸비한 비야디(BYD)의 공세는 위협적이다. 지난해 4분기 테슬라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을 기화로 올 들어 더욱 공격적이다. 소형 전기차 값을 1280만 원(9700달러)까지 낮추며 출혈경쟁을 불사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미 세 차례나 가격을 내린 테슬라조차 힘겨워하는 양상이다. 끝이 안 보이는 치킨게임에 일론 머스크 CEO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는 게 외신들의 보도다.

이미 제2의 테슬라를 꿈꾸던 각국의 유망 스타트업이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등 유명 스타들이 선택해 주목받았던 미국 피스커는 파산 지경이고, 베트남의 국민 전기차로 불리는 빈패스트와 높은 기술력을 가진 리비안 등도 실적 부진으로 주가 폭락, 인력 감축 등으로 궁지에 몰렸다. 심지어 중국 업체들조차 문을 닫고 있다. 지난 2019년 500개가 넘었던 중국 업체는 지난해 100개로 급감했다고 한다. 중국의 한 스타트업 CEO가 “올해는 피바다로 끝날 수 있는 격렬한 경쟁의 시작점”이라고 경고할 정도다.

자동차 시장은 혼돈기다. 고속 성장하던 전기차는 높은 가격과 충전소 부족 등으로 제동이 걸렸다. 영국·미국도 속도 조절이다. 이 틈에 하이브리드차가 뜨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는 케즘(일시적 수요 정체기)일 뿐이다. 2027년부터 대중화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과도기 동안 한국 전기차는 힘을 키워야 한다. 차 가격의 30∼40%인 배터리가 관건이다. 다행히 K-배터리 3사는 중국의 아성인 LFP 배터리도 양산할 예정이다. 특히,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고체 배터리를 2027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미래가 걸린 전기차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현대차·기아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양면 전략으로 호흡을 조절하면서 체질 강화를 꾀하는 것도 적절한 대응이다. 배터리·완성차 업체 모두 한층 더 분발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도 전력 등 필수 인프라 확충을 서둘러 뒷받침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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