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혼란속 대선 투표 마쳐… 야권 후보 당선 유력시

선거 연기 논란… 국정안정 주목

아프리카 민주주의 모범생으로 불리던 세네갈이 현직 대통령의 대선 연기 발표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른 번복 등으로 극심한 정치 혼란을 겪고 24일 대선 투표를 마쳤다. 당초 예정보다 한 달 늦게 치러진 이번 대선에서 야권 후보의 당선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세네갈의 정치 상황이 안정을 찾을지 주목된다.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총 730만 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10시간 동안 진행된 세네갈 대선 투표가 오후 6시 종료와 동시에 개표가 시작됐다. 이번 대선에는 여권 후보인 아마두 바 전 총리, 해산된 유력 야당인 파스테프(PASTEF)를 포함한 야권 연대의 후보인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 등 총 19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외신 등에 따르면 개표 진행 초기 파예 후보가 56%를 득표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 전 총리는 31%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현재 최소 4명의 야권 후보가 자신들의 패배와 파예 후보의 승리를 선언했다. 세네갈 헌법에 따르면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는 후보는 결선 투표 없이 대통령직에 당선된다.

세네갈에서는 지난 2021년 3월 마키 살 현 대통령의 정적이자 야권 지도자인 우스만 송코 전 파스테프 대표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됨과 함께 격렬한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여기에 송코 전 대표가 8월 내란 선동과 공공질서 훼손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된 후에는 유혈 시위까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 살 대통령이 기존 선거법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달로 예정됐던 대선을 갑자기 연기하면서 정치 불안이 다시 고조됐다. 이후 의회에서 12월로 대선을 연기하고 살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결정했지만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나면서 결국 이날이 대선일로 잡혔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