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정치 장사’[오후여담]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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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논설위원

선거 전쟁에는 총알(자금)이 필요하다. 그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게 선거공영제다. 출마 준비와 공천까지는 개인별로 천차만별이겠지만,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쓴 돈은 국민 세금으로 지원해준다. 각 정당은 이미 1분기 경상보조금(7개 정당 총 125억여 원), 선거 때 지급되는 선거보조금(11개 정당 총 508억여 원)을 받았다. 이것만 놓고도 중복 지급이란 지적이 나오는데, 선거가 끝나면 득표율에 따라 선거보전금을 또 받는다. 삼중으로 지원받는 셈이다. 총선에서 지역구 선거의 경우 유효투표의 15% 이상 득표하면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해준다. 10∼15%면 절반이다. 비례대표 선거는 3% 이상 득표(또는 지역구 5석 이상)로 1석이라도 당선되면 전액 보전해준다. 보전 대상은 지역구는 후보자, 비례대표는 정당이다.

물론 무제한은 아니다. 중앙선관위가 유권자 수 등을 넣어 산정한 선거비용제한액을 공고한다. 이번엔 지역구는 평균 2억1800여만 원, 비례대표(정당)는 52억8000여만 원이다. 조국혁신당이 총선을 위해 만든 펀드의 목표 금액이 50억 원이었다. 54분 만에 7000여 명에게서 223억 원을 모았다는데, 선거가 끝나 보전금을 받으면 연 3.65% 이자를 쳐서 상환한다고 한다. 나랏돈으로 선거 치르고 지지자에게 선심 쓰는 정치 장사나 다름없다. 선거보전금 예산은 지난 총선보다 5.3% 늘어난 역대 최대인 1072억여 원이나 된다.

먹튀도 문제다. 당선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되고, 선거보전금도 국가에 반환해야 한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월 합헌 결정도 내렸다. 그런데도 현실에선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 중앙선관위가 2004년부터 2013년 7월까지 돌려받지 못한 선거보전금이 약 230억 원이라고 한다. 환수 대상 435명(총 439억 원) 중 123명(28.2%)이 반환하지 않았다. 선거법 재판 지연 탓이 크다. 선관위는 선거 범죄로 기소·고발되면 무죄 확정판결 때까지 선거보전금을 주지 않도록 선거법 개정을 제안했으나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선거법 위반 당선 무효에 따른 재선거만이 아니라 각종 범죄로 의원직 상실에 따른 보궐선거 비용도 수십억 원에 이른다.

혈세를 낭비할 수 있는 후보를 가려내는 것도 유권자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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