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질의 전당’ 막아야 할 유권자 책임[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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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오는 10일은 제22대 국회의원을 뽑는 날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는 그 어느 선거보다 중요하다. 대통령은 법을 준수하면서 행정부를 운영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도라는 말은 틀렸다. 국회는 대통령도 탄핵소추 하며, 대통령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지켜야 할 법을 만들고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확정한다. 국회는 해산되지도 않는다. 정치에 실망했다면 투표를 통해 올바른 국회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이번 선거가 국정을 심판하는 선거라는 주장이 있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국정 파탄의 책임은 국회에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국회가 대통령의 비전을 입법적으로 지원하는 경우 경제가 성장했다. 반면 여소야대로 국회가 구성되면, 정치 공세로 국정이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다. 비타협적인 야당이 국회를 장악하면, 국회는 대통령과 국무위원·검사 등 행정부 요인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끊임없이 발의하거나, 대통령의 국정 비전과는 정반대의 법안을 만들고 정부 안(案)을 계속 부결시킨다. 다수의 횡포는 국정을 파탄으로 내몬다.

국회의원의 자질도 중요하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로서 합리적 판단으로 법을 만드는 사람이다. 전과자도 이미 죄의 대가를 치르고 반성했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전과자가 아니어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지 않는 사람은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 입시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공정 사회를 외치고, 몹쓸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막말한다고 다른 사람의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모순이다.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을 이용해 처벌을 피하려는 사람이 출마하는 것은 국민을 업신여기는 일이다. 이런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자신을 위해 법을 악용하게 된다. 의정 활동보다 코인 투기를 하는 사람들이나, 국회에서 돈봉투 돌리거나 공천 받기 위해 아양 떠는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되면, 오직 자신의 영달을 위해 권력을 사용(私用)하게 된다.

입으로는 부동산 투기를 막겠다고 떠들지만,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 사람이 권력을 얻으면 어떤 일을 하겠는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법인카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국가의 재정을 어떻게 심의하겠는가. 법을 악용해 토지를 강제 수용하고 사적 이익을 위해 공모한 사람이 어떻게 국가사업을 돌보겠는가. 북한의 이익을 위해 일하고 자유민주주의를 폄훼한 사람이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겠는가. 공당이라면 이런 사람들을 국회의원 공천에서 떨어뜨렸어야 하지 않는가. 이렇게 국민을 무시한 공천을 본 적이 없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이 꼭 투표해야 하는 이유는 수없이 많다.

총선에 출마한 후보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국민을 탄압하는 국회의원이 나온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을 걸러내고, 진심으로 국민을 위해 노력하는 인물을 뽑지 않고 외면한다면 나라를 망치는 사람들이 금배지를 단다. 투표장에 나가서 올바른 사람에게 한 표를 행사하지 않는다면, 국민을 업신여기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사람이 당선된다. 몸과 마음이 불편해도 꼭 선거일에 투표해야 하는 이유다.

올바른 사람들이 국회의원이 돼야 하고, 올바른 국회의원이 국정을 이끌어야 ‘민의의 전당’이 된다. ‘저질의 전당’을 막을 사람은 유권자 국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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