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전환 후 강제전역’ 변 하사, 사망 3년 만 순직 인정…국립묘지 안장 가능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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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변희수 하사가 2020년 1월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군의 강제 전역 조치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눈물을 흘리며 경례하는 모습. 연합뉴스



군 ‘강제 전역’ 처분으로 우울증 생겨 사망 판단


성전환 수술 이후 강제 전역 조치를 당하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변희수 육군 하사의 ‘순직’이 인정됐다. 성전환 수술을 이유로 군 당국이 내린 강제 전역 조치가 우울증을 유발해 사망으로 이어졌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사망 3년 1개월 만에 변 하사의 순직을 국방부가 수용하면서 변 하사의 국립묘지 안장 길도 열리게 됐다.

국방부는 4일 "독립된 의사결정 기구인 중앙전공사상심의위원회에서 관련 법과 절차에 따라 심사한 결과 (변 하사의 사망을) 순직으로 결정했고 국방부는 이를 수용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날 오전 유족에게 순직 인정 사실을 전달했다.

심사위는 앞선 지난달 29일 회의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심사위는 변 하사가 사망에 이른 원인에 개인적 요인이 일부 작용했으나 주원인은 법원에서 위법하다고 판단한 강제 전역 처분으로 인해 발병한 우울증으로 판단했다. 특히 심사위는 변 하사가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 사유’로 발생한 정신 질환이 악화해 사망한 사람에 해당한다고 보고 순직 3형으로 결정했다.

순직은 3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위험을 무릅쓴 채 직무를 수행하다 사망하면 순직 1형, 국민의 생명ㆍ재산 보호와 ‘직접 관련 있는’ 직무 중 사망하면 순직 2형, 국민의 생명ㆍ재산보호와 ‘직접 관련 없는’ 직무 중 사망하면 순직 3형을 받는다. 변 하사가 국민의 생명ㆍ재산 보호와는 직접 관련이 없는 직무 중 숨졌다는 의미다.

변 하사의 순직 인정까지는 3년 1개월이 걸렸다. 변 하사는 지난 2017년 육군 하사로 임관한 후 2019년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군 당국은 변 하사의 신체적 변화가 심신장애 3급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2020년 1월 강제 전역 조치를 내렸다. 당시 변 하사는 "여군으로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다"며 육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판결이 나오기 전인 지난 2021년 3월 3일 숨진 채 발견됐다.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가 순직 결정을 요구했지만 육군은 2022년 12월 보통전공사상심의위원회를 열어 변 하사의 사망이 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다며 순직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분류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월 국방부에 순직 재심사를 권고했고 변 하사는 사망 3주기를 넘겨 비로소 순직을 인정받게 됐다.

이로써 변 하사는 앞으로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있고 유족에 대한 국가 차원의 보상도 가능해졌다. 다만 유족연금과 보훈연금이 지급되려면 소관 부처의 별도 심사가 필요하다.

임정환 기자
임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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