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서 전신주 깔린 70대… 병원이송 거부당해 숨져

  • 문화일보
  • 입력 2024-04-04 11:55
  • 업데이트 2024-04-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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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사망사건 뒤늦게 알려져
지역 진료거부 피해사례 잇따라


충주=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충북 충주에서 사고로 전신주에 깔린 70대가 상급병원으로부터 3차례 이송·전원 요청을 거부당한 끝에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보은에서 33개월 된 아이가 주택가 옆 물웅덩이에 빠져 구조된 후 병원 11곳에서 전원을 거부당한 끝에 사망한 사고에 이어 유사 사례가 반복되면서 무너진 지역 의료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충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오후 5시 11분 충주시 수안보면에서 70대 A 씨가 전신주에 깔려 다쳤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다른 주민이 몰던 트랙터가 전신주를 들이받았고 그 충격으로 전신주가 넘어지면서 A 씨를 덮쳤다. 119 구급대는 이 사고로 발목 골절상을 입은 A 씨를 건국대 충주병원으로 옮기려 했지만 ‘마취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이어 공공병원인 충주의료원으로 이송하려 했지만 이 병원은 수술이 불가능하다며 이송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건국대 충주병원 관계자는 “병원은 정상 진료를 하고 있지만 교수가 당직을 서더라도 담당 진료과가 아니면 환자를 받기 어렵다”며 이송 요청 거부 이유를 밝혔다.

결국 A 씨는 사고 후 약 1시간 뒤인 오후 6시 14분쯤 시내 M병원으로 옮겨져 수술받을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복강내출혈이 발견됐다. 하지만 이 병원에는 외과 의료진이 없어 해당 수술을 할 수 없었다.

이에 의료진은 강원 원주 연세대 세브란스기독병원에 전원을 요청했지만 이미 2명의 외과 수술 환자가 대기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됐고 청주 충북대병원과는 전화 연결이 되지 않았다. 이에 병원 측은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 전원 요청을 했고 헬기로 옮기려 했으나 당시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로 무산됐다. 결국 이튿날 오전 1시 50분쯤 구급차로 약 100㎞ 떨어진 아주대병원으로 전원됐으나 사고 9시간여 만인 오전 2시 22분쯤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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