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택 종부세 면제” 허점과 노림수[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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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겸임교수

제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느닷없이 실거주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부세 면제를 발표했다. 정책위 의장과 상의도 없이, 개인적 의견이라고 했다는 데서 정치권이 그 파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더구나 부자 감세를 줄곧 비판해 온 터라 그 배경에 세간의 의심도 가득하다.

이 소식을 접한 첫 생각은, 이재명 대표의 대권 프로젝트의 하나(?)이다. 4·10 총선 결과 당선인 수는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67명이 더 많지만, 비례대표 득표수에서는 756만7459 대 1039만5264로 약 280만 표나 뒤졌으므로, 외연 확장이 필수라고 판단한 것일 게다. 노무현·문재인 두 전직 대통령의 이념적 부동산정책이 정권 재창출의 실패 원인이라고 본 것이다. 조국혁신당으로 흘러간 687만4278표를 찾아오기 위해서도 ‘강남 좌파’를 더 챙기고, 헷갈리는 보수층도 끌어안으려는 속셈이다.

범 야권이 총선에서 압승하자 지난 문 정부의 부동산정책 폭주가 떠올라 불안해하는 국민에게는 그전과 달라졌음을 보여주고, 연일 뜻 모를 사과와 집안싸움만 하는 여당에 비해 수권 정당의 이미지를 부각해 정국 주도권을 가져오려는 것이다. 그래야 이 대표의 사법 위기가 작아진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지난 60년 동안 진보 계열의 부동산 정책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누구나 여기에 숨겨진 의도를 눈치챌 것이다. 진정성보다는 또 갈라치기임을 알 수 있는 것은, 집값을 올리는 주범인 1가구 1주택 정책은 그대로 두고 임대차 3법에 관한 언급도 피함으로써 국민을 1주택자와 다주택자로 양분하기 때문이다.

집값의 급상승 원인은 문 정부의 ‘똘똘한 한 채’에 있는데, 박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불에 기름을 끼얹듯 장래 시장 과열을 우려하는 전문가가 많다. 개인의 세금은 총소득이나 자산 총액을 기준으로 해야 하는데 금액과는 무관하게 1주택자에만 종부세를 면제하는 것은, 두세 개의 직업을 갖고 있다 해서 소득세를 중과하는 것과 같다. 입법 과정에서 이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또다시 민주당발(發) 집값 폭등이 예상된다.

이제 국민 갈라치기는 그만두고, 여야가 힘을 모아 해결해야 할 과제는 다주택 소유자를 징벌 대상에서 헤어나게 하는 것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축소로 인한 건설시장의 경착륙 문제도 다주택 소유 장려로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다. 민주당의 정치 이념인 부자와 대기업 옥죄기를 버리는 등 진실한 협치를 하려면, 최소 두 가지의 돌이킬 수 없는 실행으로 진정성을 평가받아야 한다.

첫째, 부동산 소유 관련 세금은 자산의 75%(‘서울 집값, 진단과 처방’, 윤주선 외, 2020)에 이르는 형벌인 데다, 이중과세인 종부세는 위헌적이므로 1주택자만이 아니라 전면적으로 폐지해야 한다. 또한, 과도한 양도세·상속세 등도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 둘째, 대부분 도시가 노후화해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재건축이 시급하므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 등 각종 부담금 폐지 및 실질적 개편에 응해야 한다.

이를 놔둔 채 이재명 대권만을 위한 매표 식 법안 밀어붙이기는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경제 피해로 이어질 게 뻔하다. 어느 정부 때보다 더한 수도권 집중과 양극화가 나타나 ‘영끌’로도 따라올 수 없는 사태가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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