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극복 新전략과 尹대통령 결단[포럼]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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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희 연세대 행정대학원장·사회복지학

해법이 없어 보이는 초저출산 문제의 극복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의지를 밝혔다. 이후 예산권이 없던 ‘저출산위원회’의 한계를 넘을 수 있을 것인지 등 부정적인 견해도 언론을 통해 많이 나왔다.

더불어 ‘인구위기대응부’를 공약으로 내세운 더불어민주당과의 소통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 실질적 예산을 확보하고 다른 부서와의 협력을 이끄는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신설 부서가 제대로 수행할 수 있어야만 한다는 점, 초저출산 문제에 신음하는 지방자치단체들과의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 등 향후의 현실적 과제도 제시됐다. 경청하고 반영해야 할 내용들이다.

‘저출생부’가 대통령들의 재임 기간을 넘어 의미 있는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 낼 수 있길 기대한다. 이런 기대 속에서 초저출산 문제의 저변에 무엇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2023년 말에 발간된 한국은행의 ‘초저출산 및 초고령사회’ 연구는 그 원인을 정확히 지적했다. 이 연구는, 저출산의 기준인 합계출산율 1.3이 2002년부터 21년 이상 계속되는 세계 초유의 나라 대한민국의 초저출산 문제는 높은 미혼율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면서, 그 이면에 청년들이 느끼는 높은 ‘경쟁 압력’과 고용·주거·양육 측면의 ‘불안’이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 진단은, 청년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잠재한 ‘경쟁 압력’과 ‘불안’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답이 없음을 말해준다. 즉, 초저출산 현상의 심층부에는 교육의 장 및 시장에서 경쟁해 승리해야만 생존 가능한 대한민국이 있다. 또한, 고용·주거·양육의 측면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청년들을 안심시키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있다. 김석호 서울대 교수도 유사한 연구 결과(2022년)를 제시하는데, 그 요점은 청년들의 비혼과 출산 기피는 일자리와 소득 등 사회경제적 자원의 문제와 더불어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이라는 것이다. 신설될 ‘저출생부’가 중장기적 시각에서 집중해야 할 핵심 과제는 청년들의 ‘경쟁 압력’과 ‘불안’ 문제를 해소하는 일이다. 동시에, 고용·주거·양육 측면의 출산 여건을 OECD 34개 회원국의 평균 수준으로 꾸준히 높여 나가는 일이다.

끝으로, ‘저출생부’가 당면한 초저출산 문제를 더욱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첫째, 초저출산 문제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고 논의하는 구조를 마련해 관여의 틀 속에서 일이 전개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국정 파트너인 야당, 출산 주체인 여성, 경쟁 압력과 불안 속에 결혼·출산을 기피하는 청년, 다양한 고용 주체, 지자체 등이 함께 논의하는 방식의 접근은 초저출산 문제의 원만한 해결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둘째, 초저출산은 매우 고질적이고 복잡한 문제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협력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즉, 정부·기업·비영리조직·시민단체 등 모든 주체의 집합적인 노력(collective impact)으로 파급력을 창출하는 방식의 접근이 문제 해결을 위한 또 다른 필요조건이다.

초저출산의 핵심 원인에 초점을 두고 이전과 다르게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저출생대응기획부’가 진정으로 의미 있는 변화를 창출할 수 있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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