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전 장관측 “박정훈 전 단장, 조사 이첩보류 배경에 대통령의 격노? 주장은 사실무근”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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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받는 이종섭 전 주호주 대사가 지난 3월 21일 인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 전 장관측 입장문 "‘박정훈대령 항명’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할것"
4차 공판, ‘이종섭 지시 메모’ 해병대 부사령관 불출석…이준석 "대통령 오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관련 항명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 전 장관측은 취재진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이첩 보류 배경에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다는) 박 전 단장 측 주장대로라면 이 전 장관은 대통령의 격노에 따라 자기가 하고 싶지 않았던 지시를 한 소위 직권남용의 피해자인 셈인데 이 전 장관은 그런 피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며 사실무근임을 반박했다.

17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 4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을 증인으로 채택해달라는 변호인 측 신청을 받아들였다.

군검찰은 국회에서 이 전 장관이 했던 답변 등이 이미 참고 자료로 제출됐고 곧 재판에 출석할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들 진술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며 증인 채택을 반대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장관 측은 입장문에서 "절차에 따라 증인으로 채택된 이상 지정된 기일에 출석해 증언하겠다"면서도 장관의 정당한 권한 및 본인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 이첩 보류와 항명죄 수사 등의 지시를 했을 뿐이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했다.

앞서 재판부는 "이종섭 증인은 상관 명예훼손 고소 사실의 피해자이고 해병대사령관의 이첩 보류 명령을 하게 된 이유 및 정황과 관련됐다"며 "당해 명령이 정당했는지에 대한 판단의 전제가 될 수 있으므로 변호인 측 증인 신청을 채택한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변호인 측이 신청한 채 상병 사건 시기의 이 전 장관 휴대전화 통화 내용 및 문자메시지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 신청을 받아들였다.

박진희 당시 군사보좌관의 통신자료 조회 신청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재판부는 장관과 군사보좌관의 업무처리 관행을 볼 때, 둘이 휴대전화를 통해 대부분 소통했을 것이라는 변호인 측의 신청 사유가 일견 타당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정종범 해병대 2사단장은 지난 14일 불출석 의견서를 내고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7월 31일 이 전 장관이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를 지시할 당시, 해병대 부사령관이던 정 사단장은 지시 내용을 받아 메모한 바 있어 핵심 증인 중 하나로 꼽혔다.

재판부는 "이번 재판에서 정종범 증인 진술의 중요성을 고려해서 증인 채택 결정은 유지하고 다음 기일에 신문하겠다"며 "다음에 출석하지 않으면 적절한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정 사단장과 함께 증인 소환 통보를 받았던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은 오후 공판에 출석했다.

유 관리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 전 단장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며 외압을 행사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작년 7월 31일 이 전 장관의 집무실에서 열린 회의를 언급하며 "(장관이 당시) 저한테 이첩에 관한 방법이 여러 가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이를) 해병대 수사단장에게도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님 지시를 받고 (박 전 단장에게) 전화해 ‘이첩 방법에는 꼭 한 가지만 있는 게 아니다. 기록만 넘겨도 되고 사실관계를 정리해서 넘겨도 되고 다양하게 있다’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특정 혐의자나 혐의사실을 빼라고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없느냐’는 취지의 군검찰 측의 질문에는 "명확하게 (그런 적) 없다"며 "지시를 받은 내용은 이첩 방법들을 설명하라는 것이었고 그 외 (장관이) 어떤 지시를 한 게 없기에 그럴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유 관리관은 ‘7월 31일 회의 당시 대통령실이나 국가안보실, 임성근 전 사단장이 언급된 적이 있느냐’는 박 전 단장의 변호인 질문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이 "기억이 나는데 안 난다고 하는 것도 위증에 해당한다. 증인도 법률가로서 기억나는 부분은 진실을 얘기해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압박하자 유 관리관은 "지난 1년간 법률가로서의 양심과 의무에 반하는 일을 한 적이 없다"고 맞받았다.

증인신문이 끝나자 유 관리관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법정을 나섰다.

박 전 단장의 다음 공판기일은 6월 11일로 잡혔다. 재판부는 4차 공판에 출석하지 않은 정종범 사단장과 장동호 해병대 법무실장,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 허태근 전 국방부 정책실장을 이날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공판 전 법원 앞에서 기자들에게 "작금의 정치적 상황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크게 오판하는 것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또한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약 5개월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건희 여사가 전날 캄보디아 정상 부부 방한 일정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을 언급하면서 "총선 이후 민심의 파고에서 벗어났다고 착각하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특검법 거부권 행사와 재의결에 따라 (민심이) 다시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을 직시했으면 한다"면서 민생토론회 재개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이 대표는 기자회견 후 법정에서 공판을 지켜봤다.

jk@yna.co.kr

(끝)
정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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