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극우주도 연정 ‘강경 반이민정책’ 예고… ASML 본사 이전 촉각

  • 문화일보
  • 입력 2024-05-17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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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6개월 만에 출범한 극우정당 주도의 네덜란드 새 연립정부가 시작과 동시에 역사상 가장 엄격한 이민정책을 예고했다. 이에 외국인 인재 영입 차질을 이유로 반이민 정책에 반대해 온 세계 1위 반도체 노광장비 기업 ASML이 공언대로 본사를 해외로 이전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극우 성향 자유당(PVV)의 헤이르트 빌더르스 대표는 헤이그에서 연정에 참여하는 다른 3개 정당과 합의한 국정운영 방향을 발표했다. 합의안에는 국경 통제 강화 및 망명 신청자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외국인 노동자의 취업 허가와 외국인 유학생의 국내 대학 입학 조건을 더 까다롭게 수정하는 안도 포함됐다. 빌더르스 대표는 “네덜란드를 망명 신청자들에게 덜 매력적인 곳으로 만들 것”이라며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온 사람들은 다른 나라에서 더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합의안에는 “유럽연합(EU) 망명·이민 정책에 대한 이행 거부권이 가능한 한 빨리 EU 집행위원회에 제출될 것”이라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EU 27개 회원국 간 난민 강제분담 등을 골자로 한 신이민·난민 협정을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에 에릭 마메르 EU 집행위 대변인은 이날 “새 협정은 (회원국) 투표로 확정됐으므로 이행돼야 한다”며 “집행위는 제대로 된 이행이 보장되도록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 정부의 조치는 ASML이 반이민정책 시행 시 외국인 근로자 세제 혜택 축소 등으로 직원 유치가 어려워지는 만큼 본사 이전을 검토할 수 있다고 수차례 공개 경고해온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실제 이날 ASML이 포함된 네덜란드 기술산업협회(FME)는 성명을 내고 “새 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기술 기업들의 고용을 저해할 것을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ASML 직원 2만3000여 명 가운데 약 40%가 외국 국적일 정도로 외국인 직원 의존도가 높다. ASML은 본사를 이전할 국가로 프랑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트럼프’로 불리는 빌더르스 대표가 이끄는 PVV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하원 150석 가운데 37석을 확보해 1위를 차지했다. 이후 반 년간 이어진 협상 끝에 전날 자유민주당(VVD), 신사회계약당(NSC), 농민시민운동당(BBB)과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
이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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