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남한 왔을 때 엄청난 정보의 홍수에 익사할 지경”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3 11:43
  • 업데이트 2024-05-2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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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출신 공무원 김경산씨
경험담은 책 내고 북한체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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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한 정보와 자유를 향한 나의 몸부림은 국가의 어떤 도움이나 간섭도 없이 북과 남을 거쳐 해외까지 기어이 광명의 빛을 보았다.”

통일부 공무원인 김경산(사진) 씨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20여 년 전 진실한 정보와 자유를 갈망했던 그는 북에서 남으로 넘어온 탈북민이다. 목숨을 건 탈출 끝에 도착한 대한민국에서 그는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를 수료하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 연세대 통일학 박사과정까지 밟은 뒤 2010년 하나원 6급 공채에 합격해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 김 씨가 최근 출간한 책 ‘관찰자가 본 북과 남’은 국경을 넘은 후 인터넷, 해외여행, 외국 출판물 등을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북한의 청년과 지식인들에게 전한다. 그는 1999년 남한으로 건너온 당시를 회상하며 “엄청난 정보의 홍수에 익사할 지경”이었다고 말했다.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한 저자는 북한의 모순을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009년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바꾸는 내용의 화폐개혁이 북한에서 시행됐고 이는 전례 없는 실패로 돌아가 북한 주민들이 힘들게 모은 재산이 휴짓조각이 됐다. 저자는 이를 두고 “사회주의 강성대국 조선은 ‘화폐의 마술’을 제대로 리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실물화폐에만 의존하는 조선은 인플레이션에 허둥대고 있다”고 짚어냈다. 이 외에도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차이점부터 국제사회와 대북 정책에 대한 성찰적인 시각까지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한 저자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로 구성됐다.

김 씨는 책을 북한 주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썼다. 갓 탈북한 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북한’을 ‘조선’으로, ‘역사’를 ‘력사’로 적는 등 북한식 두음법칙과 표기를 그대로 살렸다. 그는 책이 북한 주민에게는 세상의 진실을 아는 계기가 되기를, 남한의 일반 독자에게는 북한을 이해하는 창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신재우 기자 shin2roo@munhwa.com
신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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