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서 손잡아주던 詩의 아버지…문단은 오늘부터 고아가 된듯 먹먹” [부고]

  • 문화일보
  • 입력 2024-05-23 11:43
  • 업데이트 2024-05-23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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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림 빈소에 조문행렬
내일 문인장으로 추모제


‘개선하는 씨름꾼을 따라가며 환호하는 대신 / 패배한 장사 편에 서서 주먹을 부르쥐었고 / 몇십만이 모이는 유세장을 마다하고 / 코흘리개만 모아놓은 초라한 후보 앞에서 갈채했다 / 그래서 나는 늘 슬프고 안타깝고 아쉬웠지만 / 나를 불행하다고 생각한 일이 없다’(신경림 마지막 시집 ‘사진관집 이층’(창비)에 수록된 ‘쓰러진 것들을 위하여’ 중).

22일 별세한 신경림 시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문인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고인의 장례는 한국시인협회를 비롯해 주요 문인단체들이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 문인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장례위원장은 1970년 계간 ‘창작과 비평’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며 신 시인의 ‘눈길’ 등을 발굴하고 창비 대표를 역임한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장례위원회의 집행위원장을 맡은 도종환 시인은 빈소를 찾아 “50년 동안 언제나 든든히 붙잡아주던 시의 아버지를 잃었다”며 “오늘부터 고아가 된 먹먹한 기분”이라는 말로 애도했다. 일찍이 빈소를 지킨 김사인 전 한국번역원장도 “지금이라도 당장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손잡아주실 것 같다”면서 “낮고 작은 모든 이들의 옆에 시를 놓아준 한국 현대시의 역사 자체”라고 추모했다.

발인은 25일이며, 전날 오후 7시에는 영결식을 겸한 추모제가 장례식장 1층에 마련된 추모공간에서 진행된다. 이근배 전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이 조시 낭독을 맡고, 염무웅 장례위원장이 직접 쓴 추도사를 낭독한다. 장례위원회는 “후배 시인들은 오랫동안 사랑했던 신 시인의 시를 읽고, 노래 가사가 된 그의 시를 함께 부르는 등 1시간 정도의 추모 의식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
장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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