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최고의 작품 선정…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출간[역사 속의 This week]

  • 문화일보
  • 입력 2024-06-10 08:57
  • 업데이트 2024-06-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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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 속의 This week

20세기를 마감하던 1999년, 프랑스의 권위지 ‘르몽드’가 지난 세기 최고의 작품을 선정하는 투표를 실시했다. 리스트에 오른 100편 중 알베르 카뮈(사진)의 소설 ‘이방인’이 1위를 차지했다. 무명작가 카뮈를 세계적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그에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작품이다. 100여 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지금도 사랑받는 이방인은 1942년 6월 15일 출간됐다.

카뮈는 1913년 프랑스령 알제리에서 태어났다.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아버지가 전사하면서 청각 장애가 있던 어머니 슬하에서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다. 학교 축구팀에서 골키퍼로 활약했으나 결핵으로 선수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훗날 그는 “인간의 도덕성과 의무에 대해 내가 배운 모든 것은 축구로부터 나왔다”고 했다. 고교 철학반에서 그는 평생의 스승이 되는 장 그르니에와 처음 만나 문학에 눈을 뜨게 됐다. 대학 졸업 후 신문사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가 나치 독일에 점령당하자 저항운동에 참여했고, 레지스탕스 조직 기관지였던 ‘콩바’의 편집장으로도 활동했다.

1942년 29세에 발표한 그의 첫 소설 이방인은 문단의 큰 주목을 받았다. 소설은 이렇게 시작한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주인공 뫼르소는 어느 날 모친의 사망 전보를 받는다. 슬픔도 느끼지 않고 무덤덤하게 장례를 치른 그는 다음 날 여자 친구와 해수욕을 즐기고 희극 영화를 보고 사랑을 나눈다. 며칠 후 해변에서 싸움에 휘말린 뫼르소는 아랍인이 겨눈 단도에 반사된 섬광에 우발적으로 권총의 방아쇠를 당긴다. 법정에서 그는 살해 동기에 대해 태양 때문이었다고 말한다. 검사는 모친 장례식에서 보인 그의 태도를 살인사건과 결부시키고, 결국 뫼르소는 사형을 선고받는다.

카뮈는 미국판 서문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사회에서 자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은 사람은 누구나 사형 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뫼르소는 거짓말을 거부한다. 있는 그대로 말하고 감정을 은폐하지 않는다. 그러면 사회는 즉시 위협당한다고 느끼게 마련이다. 예컨대 사람들은 관례에 따라 그에게 스스로 죄를 뉘우친다고 말하기를 요구하지만, 그는 귀찮은 일로 여긴다고 대답한다. 이런 뉘앙스 때문에 그는 유죄를 선고받게 된다.”

부조리 문학의 대표적 작품 중 하나인 이방인에 이어 카뮈는 철학적 에세이 ‘시지프 신화’, 희곡 ‘칼리굴라’, 소설 ‘페스트’ 등을 내놓았고, 1957년 마흔넷 젊은 나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불과 3년 뒤인 1960년 1월 자동차 사고로 4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차 안에는 그가 쓰고 있던 자전적 소설 ‘최초의 인간’의 미완성 원고가 있었다. 유작은 30여 년간 묻혀 있다가 1994년 출간됐다.

김지은 기자 kimji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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