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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무장관 후보자 “불공정무역 바로잡기… 적극 관세”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 후보자가 16일(현지시간) 중국 등 다른 나라와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관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정책의 목적으로 연방정부 수입 증대와 외국과의 협상 수단을 꼽기도 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데다 방위비 분담금 등 다른 리스크도 상존하는 한국에도 관세 위협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은행(WB)은 이날 내놓은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 관세 정책이 시행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베센트 후보자는 이날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우리나라는 너무 오랫동안 국제 무역 체계의 불공정한 왜곡을 허용했다”며 관세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중국 관세와 철강을 사례로 언급하며 “첫번째는 산업이나 국가별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은 세계 역사상 가장 불균형한 경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두 번째 용도로 “연방정부 예산의 수입을 증대하기 위한 더 일반적인 관세”를, 세 번째로는 “관세를 (외국과의) 협상에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WB는 트럼프 정부가 10%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나라들이 비례적으로 맞대응할 경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전망치(2.7%)보다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한편, 더그 버검 내무 장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중국이 (전기차 생산에 활용되는) 전 세계 주요 광물 자원의 85%를 장악한 시기에 우리는 전기차에 대한 모든 종류의 인센티브를 통과시켰다”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반대 입장을 밝혔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7 11:56
트럼프 2기 ‘관세폭탄’ 가시화… ‘對美 최대흑자’ 한국 비상 워싱턴=민병기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보편관세 정책’에 대해 재무장관 후보자가 보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내놓으며 ‘관세 폭탄’이 가시화되고 있다. 지난해 역대 최대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한 한국으로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편관세 정책 시행 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위협에 캐나다는 보복관세 부과를 검토하기 시작했고, ‘그린란드’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덴마크 총리는 자국 기업 CEO들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스콧 베센트 재무장관 후보자는 16일(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을 콕 집어 “중국은 심각한 경기 침체와 불황을 겪고 있고 어쩌면 마이너스 4%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인데 그들은 정말 필요한 내부 재조정 대신 수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고 있다”며 “산업이나 국가별로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관세 부과 정책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국제 무역 체계를 미국 노동자의 이해관계에 더 부합하도록 재구성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도구를 사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 등이 탄소를 집약적으로 배출하는 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때 이른바 ‘탄소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베센트 후보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해 관세 부과가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이 멕시코에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하지 않으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한 것을 예로 들며 외국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도구로 관세 부과를 활용하겠다고도 말했다. 모든 국가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뒤 개별 국가와 협상을 통해 각국의 ‘양보’를 끌어내겠다는 의미다. 베센트 후보자가 구체적인 관세 정책의 활용 방안까지 제시하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부과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각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캐나다는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오렌지 주스 등 10개 품목에 대한 보복관세를 시작으로 다양한 시나리오 마련에 나섰다.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등으로 관세 부과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전날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한 뒤 이날 자국 기업 CEO들을 긴급히 소집해 ‘지정학적 긴장’에 대해 논의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7 11:54
스탤론·깁슨·보이트 ‘할리우드 특사’로 지명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실베스터 스탤론, 멜 깁슨, 존 보이트 등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배우 3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할리우드 특사’(Special Ambassador)로 활동하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위대하지만 매우 어려운(troubled) 지역인 캘리포니아 할리우드의 특사를 발표하게 돼 영광”이라며 이같이 밝힌 뒤 “이들은 지난 4년 동안 많은 사업을 해외에 빼앗긴 할리우드를 어느 때보다 더 크고, 더 좋고, 더 강하게 되살리기 위해 특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우 재능있는 이 세 명은 나의 눈과 귀가 되어 나는 이들이 제안하는 것을 실행할 것”이라며 “미국이 그렇듯, 할리우드는 다시 한 번 황금기를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3명은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열렬한 지지자로 알려졌다. 앤젤리나 졸리의 부친이기도 한 보이트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에이브러햄 링컨 이후 최고의 대통령이라고 칭송해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스탤론은 지난해 대선 승리 후 축하 행사에서 트럼프를 추켜세우며 “두 번째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을 얻었다”고 말했고 깁슨은 지난해 공개적으로 트럼프 지지를 밝히며 상대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울타리 기둥 수준의 지능(IQ of a fence post)을 가졌다”고 막말을 했다. 다만 주로 중동 등 분쟁을 겪거나 대통령을 대신해 특별한 역할을 부여받은 지역으로 파견 가는 특사라는 직책을 맡은 이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편, 트럼프 당선인은 2013년부터 주택 관련 공익 재단을 운영 중인 빌 풀트를 연방주택금융청장으로, 브랜든 윌리엄스 전 하원의원을 에너지부 산하 국가핵안보국 국장으로 임명하는 등 11명의 차관(보)급 인사도 발표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7 11:41
공화당 장악한 MAGA… ‘입법’존슨·‘예산’ 그레이엄이 선봉장[다시 ‘트럼프 시대’]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20일(현지시간) 출범할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1기 행정부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공화당 장악력이다. 1기 때는 대선에서 승리하고도 공화당 비주류였던 트럼프 당선인은 기존 공화당의 보수 정치인들과 부딪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 과정에서는 트럼프와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에 맞섰던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입법부에는 ‘충성파’들이 대거 약진했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의회 선거에서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 민주당과 격차는 크지 않지만 과반 의석을 차지해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 이행에 입법과 예산으로 적극 지원하는 ‘고무도장화’할 가능성이 크다. 단 상대적으로 대통령의 ‘입김’이 덜 닿는 상원은 마냥 트럼프의 의중대로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219석(공화당) 대 215석(민주당)의 하원의회는 몇 표의 반란표에도 법안 처리가 무산될 수 있어 트럼프 2기 행정부 내내 입법부와 갈등의 불씨는 남아 있다.◇하원의장 선거로 재확인된 마가의 힘 =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119대 의회 출범 즈음 “트럼프의 공화당 장악은 이제 완료됐다”며 “마가 세력이 승리를 거두면서 트럼프는 2016년 승리 이후처럼 공화당 의원들을 포용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고 있다”고 썼다. 이 같은 트럼프의 의회 장악력은 친(親)트럼프 인사로 분류되는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선출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당내 강경파 의원들의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는 지난 연말 예산안 처리 과정 등에서 존슨 의장의 태도를 문제 삼아 ‘비토크라시’(거부민주주의)에 나섰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전화에 물러섰다. 트럼프 당선인 덕을 톡톡히 본 존슨 의장은 트럼프의 공약을 입법화하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단 가까스로 절반을 넘긴 하원 의석 분포상 민주당과의 협상과 타협은 불가피해 당내 강경파가 이를 얼마나 용인할지는 미지수다.자연스레 앤디 해리스 의원이 이끄는 ‘프리덤 코커스’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2016년 트럼프 당선인의 정치 입문 때부터 지지하고 나선 강경파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는 1기 행정부와 대선 패배를 거치며 더욱 강한 트럼프 당선인의 우군이 됐다. 법무장관 후보에서 낙마한 맷 게이츠 전 의원 등이 코커스 내에 보다 강한 강경파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의회에서 같은 당 소속인 당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해임을 주도하는 등 의회에서 입김이 세다. 이들은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당내 의사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원심력 강하지만 친트럼프 인사 힘 막강한 상원 = 53대 47로 다수당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원은 대통령(4년)보다 긴 임기(6년)와 상대적으로 소수(100명)인 규모로 하원보다는 의원 개개인의 독립성이 강하다. 그만큼 트럼프 당선인의 ‘그립’이 약하고 원심력이 세다. 당장 상원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밀던 후보가 1차 경선에서 탈락하고 존 ？ 의원이 당선되는가 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임기가 보장된 연방수사국(FBI) 수장을 교체하자 한 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낼 정도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골프친구인 린지 그레이엄 예산위원회 위원장 등 친트럼프 인사들의 힘은 여전히 막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라진 반트럼프 인사들 = 상·하원을 막론하고 반트럼프 인사들은 2022년과 2024년 선거를 거치며 힘이 크게 약화됐다. 1985년부터 상원의원을 지낸 미치 매코널은 지난해 11월 상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트럼프 1기 때는 친트럼프 인사였던 그는 2020년 대선 패배 과정에서 트럼프 당선인 눈 밖에 났다. 또 다른 대표적 반트럼프 거물 정치인 밋 롬니 전 의원도 지난해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하원에서는 트럼프 1기 때 탄핵안에 찬성했던 10명 의원의 행보가 상징적이다. 2022년 선거에서 10명 중 4명은 아예 당내 경선에 나서지도 못했고,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전 의원을 비롯한 4명은 경선에서 친트럼프 당원들의 압도적인 ‘비토’로 패했다. 데이비드 발라다오, 댄 뉴하우스 두 명의 의원만 2022년에 이어 2024년에도 승리하며 하원 의회에 입성했다. 더힐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는 반트럼프 당원들에게 가장 따끔한 질책”이라며 “의회와 공화당 내에서 트럼프에게 회의적인 목소리는 더욱 줄어들게 됐다”고 보도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7 09:04
美 국무장관 후보자도 ‘北核 정책 변화’ 시사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가 15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권력 유지를 위한 보험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광범위하게 대북정책을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의 ‘핵보유국’ 발언에 이은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외교 안보 정책의 핵심 인사들이 잇달아 그동안 비핵화에 초점을 뒀던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를 시사하고 나서 주목된다. 루비오 후보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 위원장에 대해 “남은 생애 동안 권력을 유지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 40대 독재자”라며 “그는 핵무기를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험 정책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에게 핵무기가 매우 중요했기 때문에 어떤 제재도 (핵)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사실 핵무기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는 것조차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루비오 후보자는 대북 정책을 재고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광범위하게 대북 정책을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전반적인) 관심(appetite)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대북 정책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위기를 억제하면서도 다른 국가들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동맹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나토 파트너들이 자국 국방과 나토 파트너십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해 한국 등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인상 압박을 다시 한 번 예고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6 11:55
루비오 “중국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적국… 5년내 대만 침공할 수도”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후보자가 15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해 “가장 강력하고 위험하고, 미국이 지금까지 직면한 적 가운데 거의 대등한 적국(near-peer adversary)”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에 극적인 변화가 없다면 5년 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외 정책이 전방위적인 중국 견제와 압박에 맞춰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미·중 갈등 격화가 예상된다.루비오 후보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중국에 대해 “그들은 억압, 거짓말, 속임수, 해킹, 도둑질을 통해 미국의 희생 속에서 글로벌 초강국의 지위에 올랐다”며 차기 행정부의 핵심이 중국에 대한 대응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21세기에 대한 책을 쓰면 대부분은 중국, 그리고 중국과 미국의 관계와 그 방향에 대한 내용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역사의) 흐름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안보에서 건강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중요한 많은 것들을 중국의 허용 여부에 의존하는 세상에 살게 될 것이다. 이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10년(2020년 1월∼2029년 12월)이 끝나기 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도 거론하며 “중국이 결과적으로 대만 침공에서 이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대가가 너무 커서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함으로 이를 막는 것”이라고 ‘고슴도치(porcupine) 전략’을 언급하기도 했다.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후보자도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중국 공산당은 경제, 기술, 군사적으로 세계를 지배하려 하고, 초국가적 범죄 조직은 미국 사회에 폭력과 치명적 마약을 퍼뜨리고 있다”며 “CIA는 중국과 중국 공산당의 위협에 계속 집중해야 하고 그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지낸 랫클리프 후보자는 “중국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협이라고 평가하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고도 밝혔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6 11:55
미국 국무장관 후보 “어떤 제재도 북핵 막지 못했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오는 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인사들이 연이어 북한 비핵화 정책의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아닌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고 위기관리 쪽에 무게를 두는 한편, 핵 군축 혹은 동결 수준의 ‘스몰딜’을 염두에 두는 접근이다. 여기에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톱다운’ 방식의 정상 간 대화 추진까지 이어질 경우 한국을 패싱한 채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 자체가 사라질 가능성도 있다.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는 15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어떤 제재도 (북한의 핵) 능력을 개발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핵무기 및 미사일 능력 향상을 막는 데 실패했다는 의미다. 루비오 후보자는 이어 “우리가 남북한, 어쩌면 일본, 그리고 궁극적으로 미국을 포함하는 우발적 전쟁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며 “다른 나라들이 각자의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도록 자극하지(encourage) 않으면서 위기를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이것이 우리가 찾는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특히 루비오 후보자는 ‘CVID는 환상’이라며 실패한 대북 정책에 대한 재고 의사를 묻는 브라이언 샤츠(민주·하와이) 상원의원 질문에 “제 생각에, 보다 광범위하게 대북 정책을 진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관심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샤츠 의원이) 방금 지적한 사항 때문에 좀 더 넓은 관점에서 봐야 할 사항이 있으며, 그 때문에 오늘 제가 이 자리에서 ‘이것이 그 문제에 대한 향후 미국 입장이다’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면서 한반도와 동북아에서의 전쟁 위협, 안보 위기를 막는 것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후보자는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칭했다. 사실상 북핵의 실체를 인정하는 취지다. 앞서 공화당은 대선을 앞두고 내놓은 정강·정책에서 북한 비핵화 부분을 아예 삭제하기도 했다. 루비오 후보자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의 미·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긍정적 평가를 내놨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저도 매우 회의적이었던 사람 중 한 명”이라면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다가갔으나 김정은은 두 번이나 협상하기를 거부했고, 결국 지속 가능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 관여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실험을 중단시켰다”며 “그것이 북한의 (핵)프로그램 발전을 중지시킨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반도에서의) 상황을 진정시켰다”고 말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6 11:55
트럼프 귀환 D-4, 무기력 한국[뉴스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사업가 시절이던 1990년 플레이보이지와 인터뷰를 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면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벤츠 차량과 일본 제품에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고, “미국이 이른바 동맹국이라 불리는 일본이나 서독, 사우디아라비아, 한국 등과 같은 나라들의 호구가 되고 있다”고 했다. 고율의 관세 부과, 그리고 동맹에도 가차없는 방위비(비용) 분담 압박은 이미 35년 전부터 트럼프 머릿속에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중국의 톈안먼(天安門) 사태와 소련의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에 대한 평가다. 그는 인터뷰 9개월 전 일어난 톈안먼 사태에 대해 “그들은 악랄하고 끔찍했지만 강력한 힘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지금 미국은 나약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고 했다. 냉전 종식과 소련 체제 해체에 나선 고르바초프에 대해서는 “그는 엄청난 약점을 보였다. 소련을 파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트럼프는 자신의 정치적 잠재력에 대해 “나는 무엇을 팔아야 할지,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고 했다. 트럼프는 2016년, 그리고 2024년 대선 승리로 자신의 통찰력을 증명했다. 그의 집권 1기, 그리고 지난 대선 때 언행은 그의 정치적 식견이 1990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줬다.영국의 저널리스트 기디언 래크먼은 ‘더 스트롱맨’ 책에서 트럼프에 대해 ‘집권 4년간 본능적으로 민선 대통령보다 권위주의적 스트롱맨에 가까웠다’고 썼다. 그리고 스트롱맨의 통치 방식으로 네 가지를 제시했다. 개인숭배 조장, 법치주의 무시, 엘리트가 아닌 진짜 국민을 대변한다고 주장(포퓰리즘), 공포 및 민족주의 정치가 그것이다. 트럼프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 기성 언론의 비판, 정치학자들의 우려를 범주화하고 미국식으로 변주하면 모두 저 카테고리에 들어간다. 그렇게 미국은, 그리고 세계는 4일 후 더 정제되고 독해진 스트롱맨의 귀환을 지켜보게 됐다.스트롱맨의 귀환은 우연히 이뤄진 게 아니다.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스트롱맨의 등장을 막기에 역부족인 민주주의 제도의 본질적 한계, 스트롱맨의 언행에 계속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는 민초들의 ‘팍팍한 삶’, 지속적으로 일반 국민의 보편 정서와 괴리되고 있는 정치인들의 행보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초강대국이자 국제질서의 중심인 미국의 위상을 스스로 내려놓는 판단이 더해졌다. ‘세계의 경찰’이 되지 않겠다는 말은 전 세계를 통제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고백이고, 주변 국가들에 시비 거는 상황은 체면을 차릴 형편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트럼프 2기는 미국 정치의 돌연변이가 아니다. 다른 스트롱맨의 등장처럼 미국의 정치·경제·사회상이 빚어낸 현상이자 자유민주적 국제질서의 위기와 민주주의 격변기의 반영이다. 지금 당장은 캐나다와 멕시코, 그린란드에 정신이 팔려 있지만 아마 머지않은 시기, 트럼프의 시야에 다시 한국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대응에 많은 게 걸려 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미동맹, 우리 기업들의 노력과 투자, 한반도 평화와 북핵 해법…. ‘첫 단추’가 중요하다. 스트롱맨의 보편성, 트럼프의 특수성 모두 고려해야 한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6 11:50
‘관세 옹호’러트닉, 무역전쟁 지휘…‘테크 거물’머스크, 규제철폐 앞장[다시 ‘트럼프 시대’]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20일)을 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14일(현지시간) 관세 징수를 위한 별도의 정부기관 ‘대외수입청(External Revenue Service)’을 만들겠다고 밝히며 대선 때 공약했던 보편 관세 부과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은 고율의 관세 부과를 통해 미국의 제조업을 보호하고 엄청난 규모의 무역 적자 폭을 줄이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는 한편, 국내적으로는 규제 완화와 감세 등 부양책을 펴는 ‘투트랙’의 경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주도로 구축해 온 자유무역 기조, 그리고 그에 따른 세계무역기구(WTO) 등의 제도가 무력화되는 상황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경제·통상부처와 관련 정부기관의 수장에는 관세옹호론자들을 대거 기용하는 한편, 공식·비공식적으로 실리콘밸리 빅테크 출신 인사들을 중용하고 있다.◇라이트하이저 역할 맡을 러트닉과 그리어 = 고율의 관세 부과를 무기로 휘두르는 것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무역대표부(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뒷받침하는 관세옹호론자이자 보호무역주의와 대중 무역 전쟁을 지휘했던 행동대장이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그 역할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후보자, 그리고 라이트하이저의 비서실장 출신인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후보자가 나눠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은행 캔터 피츠제럴드의 CEO이자 트럼프 정권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낸 러트닉 후보자는 지난해 10월 대선 기간 “미국은 소득세가 없고 관세만 있었던 20세기 초 가장 번영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내 대표적인 관세중시론자다. 그리어 후보자의 귀환을 두고 사실상 라이트하이저의 ‘복귀’로 보는 이들이 많다. 그는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대중국 무역 전쟁에 깊이 관여했고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으로 대체하는 데도 역할을 했다.재무장관 후보자인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스콧 베센트 역시 관세옹호론자로 분류된다. 단 그는 관세의 점진적 부과 방안을 공개적으로 주장할 정도로 관세 정책에 있어 극단적 ‘매파’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지명된 케빈 헤셋,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 내정자 스티브 미런 역시 트럼프 행정부 내 핵심적인 관세정책 옹호론자다. 1기 행정부에서 CEA위원장이었던 헤셋 내정자는 당시 공화당의 감세 정책과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방어하고 관철시켰다. 1기 때 재무부 경제 정책 고문이었던 미런 내정자는 “관세 정책은 세계 무역 및 금융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기 행정부에서 경제 정책에 관여했던 이들 중 관세 정책에 우호적인 인사들이 중용되는 구도이기도 하다.◇2기 행정부 핵심 된 빅테크 출신 =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특징은 실리콘밸리와 빅테크 기업 출신 인사들의 중용이다. 이들은 전문 분야인 최첨단 산업 정책뿐 아니라 미국 정부의 혁신과 규제 철폐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JD밴스 부통령 당선인부터가 실리콘밸리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 인물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있다.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은 머스크 CEO는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온갖 정책에 관여하고 있다. 사저인 마러라고에서 이뤄진 주요 인선 작업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 CEO와 함께 정부효율부를 이끌 비벡 라마스와미도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 경력이 있다.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공식적인 직함을 맡진 않았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영향력이 막강한 인물로 꼽히는 게 페이팔 공동창업자 출신 피터 틸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CEO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돌아선 마크 앤드리슨 벤처캐피털 앤드리슨호로위츠 공동창업자다. 이들은 밴스를 부통령 후보로 추천한 인물들이다. 틸 CEO는 머스크 CEO 등이 포함된 ‘페이팔 마피아’의 정신적 지주로 꼽히며 실리콘밸리 내 보수주의 그룹을 이끈다. 인공지능(AI)·가상화폐 차르로 지명된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을 맡을 마이클 크라치오스도 페이팔 마피아로 분류된다. 앤드리슨은 대선 후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깊은 조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동료였던 스콧 쿠퍼는 인사관리국(OPM) 국장으로 지명됐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6 09:26
美 국방장관 후보자 “北은 핵보유국”… ‘스몰딜’ 추진 우려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4일(현지시간)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칭하며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발언이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빅딜’이 아닌 핵 군축 혹은 동결 수준의 ‘스몰딜’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헤그세스 후보자는 “동맹은 일방적일 수 없다”며 방위비 인상 요구 의사도 분명히 해 ‘트럼프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헤그세스 후보자는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열린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사전 제출한 답변서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북한의 지위와 핵탄두를 운반하는 미사일 사거리 증대에 대한 강도 높은 집중, 증대되는 사이버 역량은 모두 한반도, 인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안정에 위협이 된다”고 밝혔다. 그간 미국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부르는 것을 자제해왔다. 헤그세스 후보자의 발언은 북한 비핵화라는 미국의 대북 정책 기본 원칙이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그 사안에 대한 우리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5 11:57
트럼프 2기, 한국 패싱…‘북핵 동결’ 직접협상 가능성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발언을 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핵 군축 혹은 동결을 염두에 둔 북핵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한 그간 미국의 공식적 입장은 물론, 한국이 내세운 원칙과도 달라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미·북 정상회담 추진 가능성을 내비치는 상황에서 한국 외교·안보 정책에 큰 위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헤그세스 후보자는 14일(현지시간) 상원 군사위원회의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이라 칭하며 “근년 들어 중국, 러시아, 북한은 그들의 핵 역량을 크게 확대하고 현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은 핵무기 보유고를 확장하고 있으며, 핵탄두 소형화 및 지상 이동발사 시스템에서 발전하고 있다”며 “북한의 ‘우주 역량’에 대해서도 계속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를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이 나온다. 헤그세스 후보자가 북핵이 계속 고도화되고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덧붙인 것을 감안하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통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핵보유국으로 북한을 인정하고 ‘스몰딜’ 형태의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한국 국가정보원도 “단기간 내 완전한 북한의 비핵화가 발생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핵 동결과 군축 같은 스몰딜 형태도 가능하다”고 전망한 바 있다. 한국을 패싱하고 미국과 북한이 직접 대화를 통해 이 같은 스몰딜에 합의하는, 한국으로선 최악인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도 있다.헤그세스 후보자는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동시에 동맹의 방위비 분담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도 했다. 여기에 더해 차기 행정부에서 각 사령부에 배치된 전략과 기존 임무가 미국의 국방 전략 목표를 달성하는 데 충분한지 재검토하기 위해 ‘글로벌 전력 태세 평가’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현재 2만8500여 명 수준인 주한미군 역시 조정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단 헤그세스 후보자가 ‘중국 견제 강화’를 강조한 부분은 변수다. 주한미군 규모와 한국의 방위비 분담 강화, 대중국 억지력 강화가 하나의 패키지로 구성돼 협상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단 이 같은 협상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반에 이뤄질 경우 사상 초유의 리더십 불확실성에 갇힌 한국 입장에서 적절한 대응 전략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다만 헤그세스 후보자가 군함 건조 등에 있어 동맹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점은 한국에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당선인)은 선박 건조가 자신의 절대적인 최고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미국의 관련 인력 부족, 적성국들의 혁신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신속한 투자가 필요하고, 해외 기업들을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은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에서 군함 건조 관련 협력을 거론한 바 있다. ■ 용어설명-핵보유국(Nuclear Power)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핵무기 개발 및 보유 권리가 공인된 미국·중국·러시아·영국·프랑스 등 5개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를 포함해 인도와 파키스탄, 이스라엘 등 국제사회의 공인을 받지 못했지만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가진 나라까지 총칭하는 용어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5 11:45
‘매파 투톱’ 루비오·왈츠… ‘강력하되 세련된’ 美 앞마당 패권 구상[다시 ‘트럼프 시대’]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 안보 정책은 ‘미국 우선주의’와 궤를 같이한다. 유럽이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물리적으로 거리가 멀거나 과거에 비해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는 곳은 거리를 두는 반면, 미국의 앞마당에서는 패권을 확대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세계의 경찰’ 역할은 사실상 포기하지만 그렇다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적’(敵)들이 준동하는 것을 두고 보지는 않는 등 양면성이 깔려 있다. 외교 안보 라인에 ‘미국 우선주의’를 추종하는 충성파들로 채운 트럼프 당선인은 이들을 통해 한국과 일본 등에 대중 압박의 중요한 역할과 함께 나토처럼 방위비 분담 비중을 늘리는 등 이중의 과제를 부여할 가능성이 크다.◇트럼프의 구상을 실현할 강경파 투톱 = 트럼프 당선인은 1기 행정부 때 이른바 ‘어른들의 축’이 건건이 자신의 정책에 제동을 거는 상황을 다시 만들지 않으면서도 외교 안보 정책 책임자로 자신에게 충성하는 연방 상원의원 마코 루비오(국무장관 지명자)와 연방 하원의원 마이크 왈츠(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를 택했다. 다만 트럼프 인사에 대해 박한 평가를 하는 미국 조야도 이들에 대해서는 대체로 후한 점수를 줄 정도로 안정적인 인물들이다. 또 이들은 모두 강경한 대중국 매파다. 루비오 지명자는 상원의원 당시 중국의 인권탄압을 강하게 비판하고 중국 기업에 기술 수출 규제, 블랙리스트 적용 등을 적극 지지해 왔다. 왈츠 내정자는 “중국과 냉전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이러한 ‘투톱’을 통해 보다 세련된 방식으로 자신의 외교정책 구상을 실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파나마 운하를 중국군이 운용 중이라며 포문을 연 이상 루비오 지명자와 왈츠 내정자는 어떤 식으로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사람 모두 수년에 걸쳐 자신들의 외교 정책 관점을 트럼프 당선인에 맞추려고 시도해 왔다”고 평가했다. 루비오 지명자는 2016년 대선 경선 당시 트럼프 당선인과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으나 이후 트럼프 당선인과 화해한 뒤 외교 안보관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보편적 가치를 중시하는 쪽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하는 미국 우선주의로 이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루비오 지명자는 향후 나토 등 동맹국에 대한 방위비 인상 압박의 최전선에 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행동대장’들로 채운 대사·특사 =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 정책은 각국 대사들과 특수한 임무를 부여받은 특사들의 면면에서도 드러난다. 대체로 트럼프 당선인이 신뢰할 수 있는 ‘충성파’이자 추진력 있는 인사들을 배치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 대사에 데이비드 퍼듀 전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퍼듀 전 의원은 중국과의 협상과 협력의 끈을 놓지 않는 인물로 평가되지만 연방 상원의원이던 2018년 대만을 방문해 차이잉원(蔡英文) 당시 총통에게 “대만의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주 나토대사에 매슈 휘터커 전 법무장관 대행을 지명한 것은 동맹과의 관계 설정도 재검토하겠다는 뜻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을 포함한 진영 내에서 나토 주요국들이 국방에 있어 미국에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한 만큼, ‘충성파’인 휘터커를 통해 나토회원국에 대한 압박 혹은 일부 동맹과의 갈등도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반면 주유엔 대사에 이스라엘에 대한 강력한 지지자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열렬한 충성파인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을 임명한 것은 유엔으로 상징되는 국제질서에 대한 트럼프 당선인의 반감과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보다 강한 지원 의도가 깔려있다. ‘2개의 전쟁’은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정리하겠다는 게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이다. 이를 위해 키스 켈로그 전 미국 육군 중장을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로, 트럼프 당선인과 사적으로도 가까운 스티브 위트코프를 중동 지역 특사로 임명했다. 켈로그 특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강제로 협상 테이블에 앉히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트럼프 당선인은 주중대사에 퍼듀 전 의원, 주일대사에 대중강경파 조지 글래스 전 포르투갈 대사를 지명했지만 주한대사는 여전히 미정이다. 일부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아직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이 크게 실리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5 09:38
바이든 “한미일 협력관계 첫 구축” 자평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퇴임을 일주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임 기간 외교·안보 분야 성과 중 하나로 한·미·일 3국 협력을 꼽았다. 무력을 과시하며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고 있는 북한을 억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가진 외교·안보 성과를 정리하는 연설에서 “우리는 대부분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해냈다. 미국, 일본, 한국 간 3자 협력 관계를 사상 처음으로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도태평양을 보라”며 “우리는 중국의 급진적 행동을 저지하고 역내 세력 균형을 조정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더 공고히 하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그는 한·미·일 3국 협력 등 미국과 동맹 간 결속이 대폭 강화된 것을 자신의 주요한 치적으로 꼽았다. 미국·일본·필리핀 3자 협력, 미국·호주·영국의 3자 군사동맹 오커스(AUKUS), 미국·호주·일본·인도의 안보 협의체 쿼드(Quad) 등 지역별 소(小)다자주의에 입각한 동맹 전략을 성과로 강조한 것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어느 때보다 유능해졌다”는 발언도 같은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행정부 덕분에 미국은 4년 전과 비교해 전 세계적인 경쟁에서 이기고 있다”며 “미국과 동맹은 더 강해졌고, 우리의 적과 경쟁자들은 약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 이란, 러시아, 중국 등을 주요 권위주의 세력으로 꼽으며 “그들이 더 긴밀히 공조하고 있지만 그것은 그들의 힘이라기보다는 약점에서 비롯됐다”며 “중국과 장기적 경쟁에서 미국의 전략적 입지가 강화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유리한 외교 여건을 물려준다는 주장이다.다만 그는 아직 우크라이나, 중동, 인도태평양 등지에 해결해야 할 심각한 문제들이 있다면서 “우리는 무력을 과시하며 러시아와 더 가까워지는 북한을 억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우리는 우리 동맹과 파트너들을 참여하게 해 중국에 대해 어느 때보다 공통된 접근 속에서 통합을 구축했다”며 “이는 중국을 홀로 다루는 것보다 파트너들과 함께 다루는 것이 더 효과적이란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4 11:59
‘대북 톱다운’ 관여 웡·해리슨 기용… 윤 탄핵정국 속 ‘코리아 패싱’ 위기[다시 ‘트럼프 시대’]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20일(현지시간) 출범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의 투톱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다. 이들은 한반도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정책 등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의중을 충실히 따를 인사들로 관측된다. 특히 워싱턴 정가에서는 대북 정책에 있어 백악관에서 일하게 된 알렉스 웡과 윌리엄 보 해리슨, 두 사람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많다. 트럼프 당선인의 어려운 ‘숙제’를 맡게 될 리처드 그리넬 특사 역시 대북 정책의 급변기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대북 정책, 코리아 패싱 우려 = 트럼프 당선인의 대북 정책이 ‘톱다운’ 방식이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미국 조야와 한국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미 세 차례 미·북 정상회담을 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던 트럼프 당선인은 다시 직접 북한과 접촉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단 트럼프 1기 때와 비교해 러시아와 북한이 급속도로 밀착해 있고, 여전히 ‘두 개의 전쟁’이 유효한 상황이라는 변수가 있어 당장 북한이 미국 외교·안보 정책의 ‘메인’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과정에서 갑작스러운 미·북 직접 접촉이 이뤄질 여지도 있다. 특히 1기 집권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의 회담 참여를 꺼렸던 트럼프 당선인의 성향이나,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및 탄핵 국면으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어려워진 점을 감안하면 코리아 패싱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을 건너뛰고 북한과 직접 접촉을 꾀할 경우 핵심적인 역할은 알렉스 웡 수석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윌리엄 보 해리슨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웡 부보좌관은 트럼프 1기 때 대북특별부(副)대표로 일하며 미·북 정상회담에 깊이 관여했고, 트럼프 1기 때 대통령의 순방 일정 조정 및 실행 역할을 한 해리슨 부비서실장은 미·북 정상회담에도 실무 역할을 맡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웡 부보좌관을 기용하며 “그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나의 정상회담 협상을 도왔다”고 했고, 트럼프 정권 인수팀은 해리슨 부비서실장에 대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의 역사적인 정상회담 때마다 계획 수립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역할과 경력을 소개하는 몇 줄에 ‘김정은’ 이름이 포함된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신호다. 한 미국 민주당 관계자는 “트럼프에겐 여전히 갈피를 잡기 어려운 한국 상황보다 김정은의 이름이 훨씬 더 분명히 인식돼 있다”며 “웡과 해리슨은 트럼프 당선인이 미·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때 물밑에서든 수면 위에서든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인사는 그리넬 특사다.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책사로 알려졌던 그리넬 특사는 우선적으로는 자신의 ‘주전공’인 유럽이나 남미 등 상황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이 난관에 처했을 때 ‘북한’을 돌파구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리넬 특사를 지명하면서 “그리넬은 북한과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에서 활동할 것”이라고 북한을 직접 언급한 바 있다. ◇방위비 압박과 북한 인권, 위기이자 기회 = 대선 기간 한국을 향해 ‘머니 머신’이라고 불렀던 트럼프 당선인이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하며 한국에 천문학적 액수의 방위비 인상을 압박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미동맹과 한·미·일 삼각 협력이 흔들리거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주독대사 시절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했다”고 밝혔던 그리넬 특사가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역할 변화 등에 나설 수도 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한·미·일 삼각 협력의 중요성과 필요성, 한미동맹의 역할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고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지만 ‘영원한 것은 없다’. 무엇이든 ‘거래 대상’이자 ‘압박 수단’이 되는 트럼프 당선인이 1기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요구하며 경제와 안보 두 측면에서 한국을 압박하고 흔들었던 것을 생각하면 다각도의 압박이 거세게 몰아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트럼프 외교정책의 투톱이자 연방의원 출신인 루비오 지명자, 왈츠 내정자와의 공식적인 ‘라인’을 통해 ‘코리아 패싱’과 ‘방위비 압박’에 맞서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대중 견제 측면에서도 북한 인권을 보다 강조하고 나올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한다. 북한 인권을 고리로 한미동맹을 공고히 하는 한편, 합리적인 선에서 방위비 부담을 높일 수 있다는 논리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4 09:55
미 본격 인사청문… 낙마후보 나올까 촉각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20일)을 일주일 앞두고 청문회 정국이 본격적으로 개시됐다. 미 연방 상원의회는 14일부터 국무부와 국방부 등 내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한다. 공화당이 가까스로 상원 과반 의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공화당 내 이탈표가 발생하지 않으면 후보자들이 청문회 문턱을 넘는 만큼 지난 하원의장 선거에 이어 트럼프 당선인의 의회 장악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12일 AP통신 등은 미국 상원의 각 상임위가 14일에는 보훈부와 국방부, 내무부, 15일에는 국토안보부와 법무부(1일차), 교통부, 중앙정보국(CIA), 국무부, 에너지부,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16일에는 주택도시개발부와 환경보호국, 법무부(2일차), 재무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국가정보국(DNI)과 보건복지부, 연방수사국(FBI) 등을 이끌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트럼프 당선인이 핵심 부처에 전문가 위주로 인선했던 1기와 달리 도덕성과 자질에 다소 흠결이 있더라도 ‘충성심’과 ‘추진력’에 강점이 있는 인사들을 대거 발탁한 만큼 논란이 일고 있는 후보들의 최종 인준 여부가 트럼프 2기 행정부 초반 국정 운영의 동력을 좌우할 방침이다.논란이 제기된 인사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후보자, 털시 개버드 DNI 국장 후보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복지부 장관 후보자, 캐시 파텔 FBI 국장 후보자 등이다. 이 중 성폭력 의혹과 음주 문제 등 사생활 관련 논란이 제기된 헤그세스 후보자는 14일 청문회에 나선다. 헤그세스는 장관이 되면 금주하겠다고 약속하고 군에서 복무하는 모든 여성을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청문회에 대비해 몸을 낮췄다. 백신 반대론자로 알려진 케네디 주니어 역시 과거 폴리오(소아마비) 백신에 반대했으나 지난달에는 지지한다며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말 상원 인준과 관련, “공화당원들이여, 똑똑(smart)하고 강인(tough)해져라”라고 강조했다. 100명 의원 중 53석을 차지한 공화당에서 이탈표가 4표 이상 나오면 인준이 부결되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트럼프가 후임자를 지명하며 ‘해임’ 의사를 밝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나는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지난 10일 고별 연설에서 “독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해야 하며, 정파성과 정치를 초월해야 한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한편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해 “미국의 안보를 지키고 엄청난 천연자원이 개발되도록 하는 데 있어 우리가 리더십을 보여줄 진정한 기회가 있다”고 밝힌 뒤 “트럼프는 거래에 능하다. 그린란드에서 이뤄질 거래가 있다”고 말했다. 1·6 의사당 점거 폭동 사태와 관련, 밴스 당선인은 “만약 그날 폭력을 썼다면 분명히 사면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3 11:47
‘중대사’ 앞에선 정적과도 악수… 이것이 美 정치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39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가장례식이 정치권의 화합 속에 치러졌다. 퇴임 후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카터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함께 국익 앞에서는 거리낌 없이 손잡는 미국 정치권의 긍정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순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9일 워싱턴DC의 국립대성당에서 치러진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물론 공화당 출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모두 참석했다. 2018년 12월 조지 H W 전 대통령 이후 5년 만에 진행된 이날 국장(國葬)은 예포 21발과 함께 국회의사당에 안치돼 있던 관을 성당으로 운구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장례식에서는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및 월터 먼데일 전 부통령이 생전에 쓴 추도사도 포드 전 대통령 및 먼데일 전 부통령의 아들이 각각 낭독했다. 1976년 대선 때 카터 전 대통령에 패배한 포드 전 대통령은 이날 아들 스티븐 포드가 대독한 추도사에서 “카터와 나는 짧은 기간에 라이벌이었으나 이는 오랜 우정으로 이어졌다”면서 “재회를 기대한다. 우리는 서로 할 이야기가 많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카터와의 우정을 통해 훌륭한 인격은 직함이나 우리가 가진 권력 이상이라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모든 사람은 존경받아야 하며 공평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이해하는 힘”이라면서 “우리는 증오를 받아들이지 않고 가장 큰 죄악인 권력 남용에 맞서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생전에 카터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추도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제이슨 카터는 가족을 대표해 조부에 대해 “그는 정치적으로 인기가 없었을 때도 자신의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 용기와 힘이 있었다”고 말했다.이날 전·현직 대통령끼리는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가장 주목할 만한 순간 중 하나는 장례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오랜 정치적 라이벌로 알려진 트럼프와 오바마가 오랜 시간 친근하게 교류하는 장면이었다”며 “카메라에는 나란히 앉은 트럼프와 오바마가 반가운 인사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전·현직 대통령의 비공식 모임인 이른바 ‘대통령 클럽’에 처음으로 참석했다.하지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서로 인사하지 않았다고 더힐 등이 전했다. 더힐은 해리스 부통령이 굳은 표정이었으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냉랭한 태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인터뷰에서 자신이 대선 후보직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뛰었다면 트럼프 당선인을 이겼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뒷자리에 앉은 부시 전 대통령 부부, 오바마 전 대통령과는 인사를 나눴지만 트럼프 당선인과는 대화하지 않았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0 12:01
양극단에도 ‘화합’… ‘정치 품격’ 보여준 美 지도자들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제39대 미국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국가 장례식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국립 대성당에서 엄수됐다. 이날 장례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물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전·현직 미국 대통령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현역’ 시절 공개적인 갈등을 빚었던 이들이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거나 스킨십을 갖는 등 친근감을 드러내 한국 정치에서 볼 수 없는 화합의 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날 장례식에 참석한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출생지와 민주주의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옆에 앉았는데 두 사람은 스스럼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의 이야기를 들으며 미소를 띠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출생지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리며 공격했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해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민주주의 원칙 훼손자라며 비난했었다. AP통신은 전·현직 대통령들이 장례식 전에 비공개로 만났으며 이는 극도로 분열된 미국 정치에서 목격된 이례적인 화합의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4년 전 대선 결과 인증을 둘러싼 갈등으로 갈라섰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도 악수했다. 4년 전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한 트럼프 당선인이 펜스 당시 부통령에게 대선 인증을 하지 않도록 요구했지만 펜스 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입장할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일어섰고, 부시 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배를 툭툭 두드리는 친근한 모습을 연출했다. 부시·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최근 몇년 동안 정치적 양극화 상황에서 화합의 순간을 수차례 연출했다고 더힐은 전했다. 카터 전 대통령의 관은 국장 후 대통령 전용기로 고향인 조지아주 플레인스로 다시 운구됐다.
- 민병기 기자
- 2025-01-10 11:53
앤디 김 “韓, 안정 위해 중요한 시기… 특정인 정치 야심에 이용할 때 아냐”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앤디 김(민주·뉴저지)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한국의 계엄 사태와 관련, “지금은 안정을 위해 정말 중요한 시기”라며 “특정인이 자신의 정치적 야심을 이루기 위해 상황을 이용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정정당이나 정치인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윤 대통령 탄핵 및 체포영장 집행 시도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는 행보를 보이는 점에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한국계로는 최초로 미 연방 상원에 진출한 김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인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계엄 선포의 초기 행동들에 대해 분명 우려했지만 국회가 신속하게 해제를 결의하고 군이 그날 밤 그 명령(국회 계엄 해제 결의에 따른 명령)을 지키는 것을 보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작동하고 있고, 민주적 절차가 안정적인 방향으로 상황을 되돌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인도·태평양, 한국과 관련해 할 일에 대해 낙관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에 나설 경우에는 “의회에서 강력한 초당적 반발(pushback)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09 12:01
트럼프 ‘영토 야욕’에… “국경 불가침” 동맹국 반발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나마 운하의 소유권을 가져오고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편입하는 데 무력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야욕’을 거침없이 드러내며 미국의 오랜 우방과 동맹 사이에 균열이 일고 있다. 각국 지도자들이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을 비판하고 우려하는 입장을 잇달아 내놓는 와중에 유럽연합(EU)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지도부는 침묵으로 일관, 트럼프 당선인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내 정치권의 공방도 거세지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8일(현지시간) 그린란드 편입 관련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국경의 불가침(원칙)은 모든 국가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며 “이것은 국제법의 기본 원칙이자 우리가 서구적 가치라고 부르는 것의 핵심 구성 요소”라고 밝혔다고 dpa통신은 보도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교장관도 이날 라디오 프랑스 앵테르에 출연해 “그린란드는 덴마크령이고 분명히 유럽 영토”라며 “EU는 세계 어느 나라가 됐든 주권적 국경을 침해하는 걸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사국인 덴마크의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외교장관도 이날 “그린란드의 자체적 야망이 실현되면 독립하겠지만 미국의 연방주가 되겠다는 야망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하지만 파울라 핀노 EU 집행위 수석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는 지금 극도로 가정적인 것에 대해 얘기하고 있기에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만 말했다. 이에 일부 기자들이 “미국 해병대가 그린란드에 상륙하기를 기다리는 것이냐”고 비판했지만 EU 지도부는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독일 중부 헤센주 비스바덴 미군 기지에 새로 들어선 나토의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및 훈련 담당기구 방문을 취소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당선인과 관련한 민감한 질문이 집중될 수 있는 상황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꾸자’는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에 대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북미 지역을 멕시코 아메리카로 바꾸는 것이 어떨까”라며 “17세기에도 멕시코만이라는 이름이 존재했고, 국제적으로도 통용되고 있으며, 미국이라는 나라가 생기기 전부터 확인되는 명칭”이라고도 했다.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은 “분명히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며 “더 중요한 건 분명히 실현될 수 없는 아이디어라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문제는 그린란드나 파나마 운하,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꾸는 것 등이 아니다”라며 “너무 오랫동안 미국의 중산층 규모는 줄어들고 있으나 생활비는 오르고 있다. 그것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반면 친트럼프 성향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이날 “트럼프는 미국의 힘과 관여에 대한 감각을 (전 세계에) 투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09 11:51
앤디김 “트럼프 정부 동맹관계 훼손땐 강력한 목소리 내며 맞서겠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한국계로 첫 미국 연방 상원의회에 진출해 120년 이민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운 앤디 김(민주·뉴저지)의원은 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분명하게 비판하면서도 이후 여야 정치권의 갈등과 반목, 대립에 대해서도 “상황이 민주적 절차에 따라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한·미 관계,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당연히 강력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한·미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할 뜻을 밝히기도 했다.김 의원은 이날 워싱턴DC 연방 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정치인들은 지금 국민이 모든 언행을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지켜보고 있음을 알고 매우 신중하고 사려 깊게 언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을 두고 갈등이 벌어지는 상황에 대해 “현재의 (한국 국내의 정치적인) 대치 상황을 우려한다”면서도 “하지만 한국의 민주적 절차 속에서 회복 탄력성을 보았기에, 어느 정도 안심한다”고 말했다.그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지명자, 엘리스 스터파닉 주유엔 대사 지명자 등을 만나 한·미 관계와 한·미·일 3국 협력 등이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과 파트너 관계를 강화하려 노력하면 트럼프 행정부에 기꺼이 협력할 것이나, 그들이 파트너십을 약화하는 행동을 한다면 맞설 것이라고 (루비오 지명자 등에게) 말했다”고 전했다.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반도체법 수정에 따른 보조금 철회 등 한국 기업에 영향을 미칠 정책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이 자금을 끊고 미국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사회 성장에 기여하는 기업들에 타격을 준다면,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민병기 기자
- 2025-01-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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