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3차 담화’ 이후>野 ‘탄핵 연기’ 대비해 國調 첫날부터 파상 공세

오늘 1차 기관보고 시작
김수남, 수사 진행 이유 불참
野 강력 반발에 정회 선언도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30일 1차 기관보고를 시작으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에 본격 나섰다. 야당 의원들은 탄핵 표결이 오는 9일로 연기될 경우 1·2차 기관보고(11월 30일, 12월 5일)와 1·2차 청문회(12월 6, 7일)의 결과가 탄핵 통과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첫날부터 공세를 퍼부었다.

이날 1차 기관보고에는 문화체육관광부, 법무부, 대검찰청,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공단 등 5곳이 나왔다. 조윤선 문체부 장관,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예정대로 출석했고,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청와대가 사직서를 수리한 만큼 차관이 대신했다. 그러나 김수남 검찰총장은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국조특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박범계 의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떠밀려 수사했고 증거 인멸을 방조했던 검찰이 (국조장에 나와)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말해야 할 시기에 수사 중립성을 운운하면서 출석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조를 모독하는 차원을 넘어서 주권자인 국민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검찰이 소극적인 수사 태도를 계속할 것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성태 국조특위 위원장은 김 총장 불출석에 따른 논란이 가열되자, 회의 시작 1시간 40분 만에 회의를 중지하고 20분간 정회한 뒤 “오전 회의를 마치고 김 총장과 협의해 오후에 출석하도록 강력하게 요청하겠다”며 “다음 달 5일 기관보고에 검찰총장을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문제도 간사 간 협의해달라”고 말했다.

국조특위는 이날 문체부를 대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및 모금 과정과 문화계 블랙 리스트 작성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복지부와 연금공단을 상대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한 경위와 박근혜 대통령의 주사제를 대리 처방한 것으로 혐의를 받는 차병원그룹·김영재의원 등에 대한 특혜 의혹을 따져 물을 계획이다.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경우 관련 사건의 수사 진행 상황을 확인하고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박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촉구할 예정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