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도발에 실망” 제재·압박 강화 시사

틸러슨 “北 변화 없는 점 명백”

제러드 베이커 WSJ 편집국장
“北 ICBM까지 보유하게 되면
韓美동맹 美日동맹 약화될 것”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23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열고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발사에 대한 대응과 추가 제재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실망스럽고 충격적”이라면서 대북압박·제재 강화 방침을 시사했다.

22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안보리 관계자는 “21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국과 미국, 일본 3개국의 요청에 따라 안보리 긴급회의를 개최키로 했다”고 밝혔다. 안보리는 지난 16일에도 긴급회의를 열어 이틀 전인 14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대응방안을 논의한 뒤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고 추가 제재를 경고하는 언론성명을 채택했다.

특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또다시 탄도미사일 발사시험을 감행한 데 대해 상당히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동을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북한의 미사일 시험 사실이 즉각 보고됐다. 이에 따라 미국은 당장 23일 예정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압박 필요성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 25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도 북핵·미사일 대응 문제가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논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틸러슨 장관은 2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에 핵·미사일 시험 중단을 요구해왔는데, 시험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북한이 시각을 바꾸지 않았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현재 북한에 대해 초기 단계의 경제·외교적 압박을 적용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북한이 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추가적 대북제재·압박에 나설 뜻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제러드 베이커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국장은 22일 아사히(朝日)신문 인터뷰에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게 될 경우 “샌프란시스코가 핵무기로 파괴될지도 모르는데 미국이 한국이나 일본을 방어해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며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 약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