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식량배급 하루 400g → 300g 줄여… 제재 여파”

미국의소리, WFP 인용보도
“국제적 지원 줄고 가뭄 겹쳐
지난 7월부터 배급량 감소”

북한이 국제사회 제재와 가뭄 등의 영향으로 최근 주민들에게 식량을 제대로 배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소리(VOA)는 27일 유엔세계식량계획(WFP) 발표를 인용해 “북한 당국이 지난달 주민 식량을 1인당 하루 300g밖에 배급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7월 배급량과 같은 양이며 지난 1분기와 6월 배급량 400g보다는 100g 줄어든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7∼8월 1인당 식량 배급량은 북한 당국이 정한 목표량(573g)에 한참 못 미치고, 유엔의 1인당 하루 최소 권장량인 600g과 비교해도 절반에 불과하다.

북한의 식량 배급량이 계속해서 저조한 수준에 머무르는 것은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압박이 강화되면서 국제기구 등을 통한 대북 식량 지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WFP는 지난달 북한에 비타민과 미네랄, 지방 등이 함유된 영양 강화식품 1650t을 지원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WFP는 자금 부족으로 대북 영양 지원 사업을 진행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극심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북한은 곡물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내부적으로 심각한 식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은 당장 필요한 식량을 구축하고 향후 사정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중국으로부터 옥수수 수입을 대폭 늘리기도 했다.

중국 해관총서 집계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중국으로부터 1만4057t에 이르는 옥수수를 사들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5.8배 늘어난 것이고, 중국의 지난 한 해 대북 옥수수 수출량 3125t보다도 4.5배나 많은 양이다.

한편 유엔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21일 발표한 ‘작황 전망과 식량 상황’ 3분기 보고서에서 외부 지원이 필요한 37개 식량 부족국에 북한을 포함시켰다. FAO에 따르면 올해 북한이 외부 지원이나 수입으로 충당해야 할 식량 부족분은 45만8000t에 달한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