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의 클래식>2021년 빈 필 첫 무대 서는 지휘자… 기침한 관객 질책 ‘화제’

  • 문화일보
  • 입력 2020-12-1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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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카르도 무티

빈 필 신년음악회 지휘봉 잡아
주빈 메타 넘어 최다지휘 영예

32세 때부터 세계에 이름 알려
폭발적 열정·적절한 위트 갖춰


지구상 최대의 클래식 축제가 이제 불과 2주 앞으로 다가왔다. 오스트리아 빈의 무지크페어아인(음악협회) 황금홀에서 열리는 ‘빈 필하모닉 신년음악회’. 매년 1월 1일 오전 11시 15분에 시작하는 이 연주회는 전 세계 90여 개국에 실황 중계되며 약 150분간 펼쳐진다. 클래식 공연을 통틀어 가장 인기 있는 공연으로, 입장료는 4만 원부터 시작해 가장 비싼 좌석은 14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티켓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 암표 시장에선 무려 700만 원에 팔려 나간다.

합스부르크 왕가의 궁정 오케스트라를 모태로 하는 빈 필하모닉은 명실상부 전 세계 최정상의 오케스트라다. 170년의 전통은 물론이고 오케스트라 단원 개개인의 역량 또한 상상 이상이다. 대부분의 단원은 그저 합주 단원이 아닌 각자 솔리스트로, 유명 실내악단의 주자로, 또 유럽 유명 음악대학의 교수로 겸업하며 활약하는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다. 연주가 펼쳐지는 황금홀 또한 모든 연주자가 가장 연주하고 싶어 하는 최고의 공연장이다. 어느 좌석에서나 완벽한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큰 기대와 관심을 끄는 것은 역시 지휘자다. 올해는 과연 어떤 마에스트로가 지휘봉을 잡을 것인가. 빈 필하모닉에는 상임지휘자가 없다. 오케스트라 고유의 컬러와 그 독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상임지휘자를 두지 않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해 신년음악회의 지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투표로 선정된 실력과 덕망을 갖춘 지휘자가 맡게 된다. 다가올 2021년 신년음악회의 지휘봉은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1941∼)에게 쥐어졌다. 이로써 지금까지 공동으로 신년음악회 최다 출연 기록을 갖고 있던 인도 출신의 지휘자 주빈 메타(1936∼)를 뛰어넘어 단독 최다 출연 지휘의 영예를 안게 된다.

photo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무티는 32세의 젊은 나이로 대 지휘자 오토 클렘페러의 뒤를 이어 필하모니아의 상임지휘자로 취임하면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리게 됐다. 1980년에는 유진 오르먼디의 후임으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로 있었고, 마침내 1986년 밀라노 라 스칼라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취임하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지휘자로 우뚝 서게 된다. 2005년에는 라 스칼라를 떠나 2010년부터 현재까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무티는 이탈리아인답게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폭발적인 열정과 다이내믹을 뿜어내며 스페셜리티를 드러내지만, 콘서트나 심포니에서도 현존 최고의 바통 테크닉과 함께 선 굵은 우아함으로 언제나 발군의 연주를 선사한다. 그는 악보에 충실한 학구적인 원칙주의자이자 독재자적 카리스마를 보이며 엄격하기로도 유명하다. 2018년 시카고 심포니 센터에서 열린 정기 공연 도중 관객이 큰 소리로 기침을 하자 연주를 중단시키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관객을 질책한 이야기는 유명하다. 하지만 무티도 ‘신년음악회’에서는 엄격하지만은 않다. 적절한 위트나 서프라이즈 이벤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는 전 세계인을 위한 축제이기 때문이다.

안우성
남자의 클래식 저자

오늘의 추천곡 라데츠키 행진곡

빈 신년음악회의 하이라이트는 앙코르 무대다. 열광적인 박수와 함께 앙코르가 터져 나오면 지휘자는 다시 무대로 들어선다. 그리고 앙코르에 앞서 관중을 향해 현지 언어인 독일말로 “프로지트 노이야르!(Prosit Neujahr·기쁜 새해)”라고 외치며 새해 인사를 건넨다. 그러곤 곧장 빈 출신의 대 작곡가인 요한 슈트라우스 1세의 ‘라데츠키 행진곡’을 연주한다. 이때 지휘자는 관례대로 오케스트라가 아닌 객석을 향해 지휘하며 박수를 유도하고 관객은 어린아이들처럼 모두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며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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