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iz & Life >일생 꿈 세계여행 위해 사표낸 사내 커플, 재입사 받아준 정휘동 청호나이스 창업주

정회장, 선물 챙겨주며 격려
“여행후 언제든지 돌아오라”

‘세계 일주를 위해 과감히 직장에 사표를 낸 사내 커플. 그런 직원을 다시 받아 준 회사.’

월급으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는 직장인들에게 세계 일주는 ‘로망’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기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직장부터 집안 재정까지 모든 것을 포기하고 떠나야 하기 때문이다. 2012년부터 생활가전 제조업체 청호나이스에 다니던 윤희선 대리는 직장 동료였던 남편과 2년 연애 끝에 2015년 결혼했다.

평소에도 여행 등 새로운 경험을 좋아했던 부부는 ‘인생을 조금 더 특별하고 값지게 보낼 수 없을까’하는 고민 끝에 세계여행이라는 꿈을 실현해 보기로 합의했다. 직장과 재정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했지만, 결국 2016년 과감히 퇴사하고 세계 일주에 도전했다.

윤 씨 부부의 세계 여행은 2016년 10월부터 2018년 4월까지 1년 7개월간 세계 23개국에 걸쳐 진행됐다.

윤 대리는 “우리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였다는 확신이 있었다”며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했지만, 남은 인생을 위해 우리 인생의 짧은 시간을 투자했고, 그 투자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했다. 세계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문제가 바로 직장이었다. 윤 대리는 “고정적인 수입과 함께 만족하고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결심을 하는 순간이 가장 어려운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세계 일주를 위해 퇴사하겠다는 소식을 들은 청호나이스 창업주 정휘동 (사진)회장은 윤 대리를 불러 선물까지 챙겨주며 “세계 여행을 마친 후 언제든지 다시 돌아오라”는 격려의 말을 건넸다고 한다. 여행 후 윤 대리는 청호나이스에 재입사 원서를 냈고, 회사는 흔쾌히 받아줬다. 윤 대리는 지난해 9월 ‘신참 아닌 신참’으로 복귀했다.

윤 대리는 “회장님을 비롯해 많은 임직원이 건강히 잘 다녀오라고 격려의 얘기를 해 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며 “이런 회사면 충분히 다닐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