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환 기자의 부동산 깊이보기>손쉬운 ‘세수 확보’ 위해 외면한 주거 복지

  • 문화일보
  • 입력 2021-08-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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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손쉬운(?) 세수 확보의 보고(寶庫)입니다. 정부나 자치단체들이 공시가격 상향, 양도소득세 인상 등을 통해 힘들이지 않고 세금을 걷기에 알맞은 분야지요. 특히 다주택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조세 저항이 작은 데다 ‘부동산 부자의 돈을 많이 걷는다’는 인식을 심어줘 ‘편 가르기’를 통한 지지세 강화에도 아주 좋은 방법이지요. 현 정부 들어 폭등한 ‘미친 집값’의 근본 원인도 바로 이런 ‘세금도 많이 걷고 지지도 받는’ 기제가 작동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진실은 늘 행정과 정치권력에 숨겨지지요. 세금이 집값 폭등의 시작이자 끝인데 기획재정부도 국토교통부도 이런 ‘진실’을 애써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국민 주거 복지를 책임지는 정부의 이율배반적인 행태지요.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 스물일곱 번의 부동산 안정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그중에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는 8·4대책, 2·4대책 등도 나왔지요. 합치면 수도권에만 74만여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차질없이 진행하면 ‘집값 안정’의 시금석이 될 수 있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지요. 지난 4년이 넘는 집권 기간 동안 ‘자의 반 타의 반’ 공급 태만 시그널이 작동해 집값 폭등을 불러 무주택자와 미래 세대들이 극심한 ‘집값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부는 더 많은 부동산 세금을 확보하는 쾌재를 부르게 됐지요. 실제 지난 4년간 유주택자들은 높은 세율의 부동산 세금을 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세금이 기다리고 있지요. 주택을 1채라도 갖고 있으면 전 정권에 비해 대폭 오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취득세(살 때)’ ‘양도세(팔 때)’ ‘증여세(물려줄 때)’를 내야 합니다.

저금리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과 일부 세력의 투기가 집값을 끌어올렸다는 것은 (부동산 세금을 더 걷으려는) 진실을 감추기 위한 정부·여권의 ‘수사(修辭)’에 불과하지요. 제로금리라도 공급이 많으면 집값은 안정될 수밖에 없고, 이익이 없는 곳에 투자하는 투기꾼은 없습니다. 기재부와 국토부의 ‘똑똑한 테크노크라트’가 이를 모를 리 없지요. 정부는 이제라도 집값 폭등의 근본 이유인 ‘부동산 세수 확보’라는 진실을 드러내고, ‘닥치고 공급’에 나서야 합니다. 지금은 공급폭탄을 통한 집값 안정이 ‘시대정신’이기 때문이지요. 정책 당국은 부동산 세금을 더 걷어 나눠주는 것보다 집값 불안 해소가 주거 복지의 길임을 다시 한 번 가다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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